* 정부의 ‘취재 선진화 지원’ 방침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논란 속에 <대자보> 독자이신 ‘돌베개’님은 정부와 언론기관, 언론단체의 입장아닌 ‘언론 수용자’ 측면에서 취재 지원 방안에 접근하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본문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하고 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침'이 논란이다. 브리핑룸 통폐합을 골자로한 정부의 방침이 언론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보수언론과 언론단체가 한입으로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허나 언론수용자 입장에서 바라본 이번 논란에는 핵심이 빠져 있다. 바로 언론 수용자들의 입장이다. 정부의 방침이 옳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언론단체들의 주장 또한 섣불리 납득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자실은 없애고 브리핑룸은 확대해야 맞다. 기자실, 공공적이지 않은 사무공간 국민들은 기자실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한다. 기자실에도 계급이 있다. 아무나 기자실에 들어갈 수 없다. 지방에 가면 중앙기자실과 지방기자실이 나눠져 있다. 공공기관에 있는 사무실은 흔히 공무원들이 입주해 대민서비스 업무를 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공무원이 입주해 있지 않은 공간이 바로 기자실이다. 공공기관을 건축할 때부터 기자실은 당초 설계도면에 포함된다. 그런데 그 기자실은 알다시피 '기자면 모두가 쓰는 곳'이 아니라 소위 한국기자협회 회원사만이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신문사나 신생언론사는 꿈도 못꾼다. 언감생심, 일간지라 하더라도 기자실에 등록된 소위 '출입기자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출입기자단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기자실은 공무목적이 아니라 사기업인 언론사의 직원들의 업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운영에관한 법률 따위의 적용을 받아 임대차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기자실은 그런게 없다. 전화, 인터넷, 팩스 비용이 모두 공짜다. 혈세로 지원되기 때문이다. 기자실 운영비를 낸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운영비가 시민들에게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기자들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기자실 논란은 출입기자의 폐단에서 비롯된다. 각 부처를 포함 출입기자들은 1진, 2진, 3진 따위로 언론사마다 기자들이 배치된다. 출입기자들이 가진 특혜가 있다. 이들은 대규모 행사에서 '공동기자단'구성에 있어서 우선권을 가진다. 그래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경우 대표기자를 뽑아 그 기자가 작성한 기사와 사진을 공유한다. 그 공유는 '공동기자단' 한국기자협회나 사진기자협회에 가입된 소속사만이 공유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기자협회 등이 만들어져 있어서 인터넷기자협회에 가입한 기자들끼리만 기사와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신생언론사나 마이너언론사들에게는 여전히 취재권리를 제약당하고 있다. 들은 바에 따르면 실제로 대규모 행사에서 '공동기자단'이 작성한 기사는 모든 언론사에 공유하도록 하는 방침을 만든다는 시도는 있었다. 기득권이다. 자기들끼리만 보겠다는 것이다. 저작권 행사일 수도 있다. 그 저작권이라는 것이 기자협회라는 무소불위의 기득권으로부터 생산된 저작권일테니 말이다. 출입기자 = 주재기자의 병폐 지방으로 내려가면 출입기자실 제도 운영으로 인한 병폐는 더 많아진다. 소위 주재기자라고 하는 기자들은 각종 부정부패에 연루돼 처벌받은 사안이 수도 없이 많다. 주재기자들은 관급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개인사업을 하는 이도 있고, 심지어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주재기자들이 자치단체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공무원노조의 집회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웃지못할 사건도 일어났다. 자치단체장의 친인척이 주재기자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공공기관의 해외 연수시 출입기자들이 순번을 정해 '공짜취재여행'을 오늘도 나가고 있다. 언론관련단체들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실상 현장에서는 권력에 대한 감시보다는 적절한 타협을 통해 기득권을 양산하고 지키는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 기자실이다. 더 말해서 무엇하랴. 기사송고실이 왜 필요하며 기자실이 왜 필요한지를 모르겠다. 기자들은 기자실을 지키기 위해 브리핑룸에 대한 비난을 앞세우고 있다. 정보공개법에 대한 것도 그것이다. 하지만 수용자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이 공개한 정보를 왜 출입기자들끼리만 공유하고 '엠바고'라는 걸 걸어서 엿바꿔 먹고, 자기들끼리 광고 나눠갖느냐 이말이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출입기자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출입처에 계약직공무원으로 들어가는 기자들도 많지 않았는가? 정말 놀라운 것은 기자실에 배치된 여성공무원이다. 이 공무원은 명목이 '취재지원'이지만 실제는 기자들의 커피심부름을 하고 있다. 소위 이 사회에서 선각자라고 하는 기자들도 버젓이 '차한잔 줘요!'라는 소리가 그냥 나온다. 기자실이 아니라 '오봉다방'이다. 하긴 국정감사현장에서 인권의 보루라는 검찰이나 법원도 감사일자에 여직원들 총출동시켜서 엘리베이터나 안내'걸'로 사용하고 있으니 기자들 정신상태 더 말해서 무엇하랴. 공동취재기자단 제도부터 개선하라 각종 국제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면서 공동취재단 구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묻고 싶은게 있다. 특히 출입기자들 말이다. 정부 부처에서 하는 행사에서 보통 사전 비표발급 신청을 한다. 그런데 대다수 출입기자들은 공지한 비표 신청기간에 접수하는 원칙을 깨버리고 현장에 와서 비표를 달라고 다짜고짜 요구한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미 출입기자단은 하나의 권력이 돼버렸다. 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에 대한 비판기사는 많아도 정작 그 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에 포함된 기자상견례비, 기자회식비, 취재지원비 등등 희한한 비용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기자들을 보았는가? 또한 이번 공기업 감사들의 남미 외유나 서울 지역 구청장들의 관광성 외유에 대해 비판기사는 혹 기자가 따라가지 않아서 불거진 사건은 아닌가? 교육청이나 자치단체, 기초 광역의원들의 해외연수에는 출입기자들이 순번을 정해 외유를 공짜로 따라간 게 벌써 몇년째 관행으로 정착됐는데 왜 이제와서 공기업 감사들의 연수만을 문제삼는 이유가 난 더욱 궁금하다. 신문 기사에 '공동취재단'이라는 이름으로 붙는 기사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소위 메이저 언론들만의 특권이다. 그들만의 정보독점이다. 알권리 독점이다. 앞으로 정부는 공동취재단을 운영할 경우 사진이나 기사는 홈페이지에 공개해서 모든 언론과 국민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할 것이다. 기자협회 등 특정단체에 소속된 회원사들끼리만 공유하는 것은 정보독점이자 알권리 침해라는 사실을 정부 또한 명심해야 한다. 사실 공동취재단을 정해도 사진기자의 출입제한선인 '포토라인'을 무너뜨리는 건 예사고 행사주최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공동취재원칙을 무너뜨리는 일도 허다하다. 소위 '언론개혁'에 관심도 있다하는 인터넷 진보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도 매한가지다. 좀 다를 줄 알았는데 각종 통일행사를 지켜보면서 진보든 보수든 메이저든 마이너든 기자들의 원칙없음은 똑같았다. 브리핑룸 축소가 아니라 개방이 핵심이다 정부는 브리핑룸을 3-4곳으로 축소한다고 했다. 물론 브리핑룸이 기자실화 된 곳도 많다. 일부 메이저 언론사들은 브리핑 룸에 있는 책상에 자사 언론사 이름을 박아놓고 '알박기'하는 경우가 많다. 브리핑룸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기물들인데 거기에 자기 이름박아 놓는 정신나간 기자들과 언론사가 많다는 이야기다. 출입처의 태도도 문제다. 이렇게 훼손했는데도 변상조치도 안한다. 출입기자들의 병폐도 얼마나 심한가? 출입기자 말한마디면 한때 음주운전도 구제받을 수 있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 그들의 권력이 사용되고 있겠지? 브리핑룸은 일반에게 대폭 공개해야 한다. 인터넷 브리핑도 확대해야 한다. 일방적인 브리핑이 아니라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답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방법은 고민하면 된다. 소속 언론사가 등록된 언론사인지, 기자가 어느 언론사 소속인지에 대한 신분확인절차만 있으면 누구든지 질문과 답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기자가 질문을 올리면 정부는 실시간으로 답변해야 한다. 운용만 잘하면 취재협조같은 공문을 보내고 받는 재정적 비용낭비도 엄청나게 줄 것이다. 브리핑룸 축소는 잘못된 발상이다. 축소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해야 정답이다. 누구나 들어가서 브리핑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브리핑룸 축소를 입안한 참여정부는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그런 옹졸한 시야를 가진 자들이 참여정부의 정책라인이라니 지지자로서 실망감도 크지만 기자실을 없애고 브리핑룸을 개방하겠다라면 국민들이 지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 정책으로 변질돼 버렸다. 국민은 빠지고 언론과 전쟁하는 옹졸한 정부로 말이다. 기자들은 특혜가 사라질까 두려운 것이다 언론단체들과 언론사가 이토록 반발하는 이유는 결국 언론의 특혜가 사라질까 두려운 것이다. 출입기자상견례비, 취재지원비, 기자간담회비 등은 물론 출입기자실에 부여되는 각종 정보독점권 등이 사라질까 두려운 것이다. 민언련이나 기자협회나 언론노조나 이들이 주장하는 요지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이유다.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겠다거나 하는 발상자체도 우습지만 기자실도 없고 브리핑룸도 없고 사무실도 출입을 제한하면 취재는 어찌하란 말이냐라고 주장하는 걸 보면 꼭 '어린아이의 징징거림'같아 눈뜨고 볼 수 없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보도자료 보내주고 그거 베껴서 오늘도 신문 지면의 절반이상을 메꾸면서 알권리 운운하는 것도 꼴사납다. 더군다나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는 기자는 얼마나 되나? 한화그룹 사태는 기자실이 없어서 한달동안 기사를 묵혔는가? 공무원들이야 원래 취재에 비협조적이었으니 사무실에 출입을 제한한다해도 기존과 상황이 별달리 바뀔게 없다. 혹 밥사달라 술사달라 끼니때마다 가서 괴롭힐 공무원을 만날 수 없음이 두려운 것이 아닌가?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라, 출입기자들이 본분을 다하고 있는가 말이다. 일부지자체는 아직도 계도지 예산을 운영하고 있단다. 출입기자들에게 적절히 신문이나 비용을 지원해주면서 권언유착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말이다. 세계적인 특종을 일군 기자들은 브리핑룸이나 기자실에서 특종한 것이 아니다. 기자가 취재원으로부터 정보를 빼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업무이고, 그러한 업무를 하는 사기업에서 종사하면서 월급을 받는다. 취재원을 만들고 정보를 캐내어 기사를 쓰는 것이 기자의 능력이고 전문성이다. 가만히 앉아서 '보도자료나 제대로 줘라', '브리핑좀 해라' 식의 투정부림은 능력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기자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저널리스트다. 당신들이 공공기관의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서 브리핑룸에 죽치고 앉아서 쓰는 동안 대부분의 기사는 온통 출입처발 기사만 나오고 국민은 소외돼 있다. 철거현장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부당한 노동현장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현장에서 발로 뛰고 당신들의 출입처의 게으름을 고발하는데 충실해왔는가? 아니 철거민들이나 빈민들은 브리핑룸이 없어서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인가? KTX해고승무원들은 기자실을 만들어주지 않아서 외면하는 것인가? 실력없는 목수가 연장 탓 한다더니 언론이 바로 그 모양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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