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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송 RTV는 이형모 부이사장 파면하라"
RTV제작팀 ‘성추행범’에 침묵하는 경영진에 항의, 사퇴촉구 시위벌여
 
취재부   기사입력  2007/03/27 [13:29]
대표적 시민방송인 RTV의 제작진들이 이 방송사의 이형모 부이사장을 파면하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나는 장애인 이다」, 「노동자 노동자」, 「미디어로 여는 세상」, 「영화 날개를 달다」, 「피플파워」, 「행동하라, 비디오로! 액션 V」제작팀(가나다 순)에 참여하는 이들은 26일 RTV가 입주한 회현동 대우재단 건물앞에서 성명을 내고 이형모씨는 <시민의신문> 대표직을 그만두면서 관련 사회단체 직책을 사임할 것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RTV에게 즉각 그의 부이사장 직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이번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을 예방하고,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RTV 자체 반성폭력 내규를 제정할 것도 요구했다.
 
▲시민방송 RTV 제작진들이 시민방송 부이사장 이형모씨를 파면하라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시민의신문 양계탁 기자 제공
제작진들은 "성폭력 사건 이후에도 이형모 스스로가 작성한 공식적인 사과문 내용과 달리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폭력 사건을 기사화한 시민의 신문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뻔뻔스럽게도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억 8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해 놓은 상태"라면서 이같은 이 전 사장의 행위는 "이형모가 대표, 이사, 감사 등의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왜 이형모가 성폭력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당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재조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데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들이 오랫동안 운동사회 내에서 반복되는 것은 단순히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운동사회 내 침묵과 조직 보신주의 등이 공모해서 만든 악순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RTV의 침묵을 비판했다.
 
제작진들은 "이형모 RTV 부이사장에 대해 ‘임기 만료’나 ‘사퇴를 설득’하는 식으로 성폭력 가해자의 명예를 지켜주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될 것이며, 성폭력 가해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고소 등의 명백한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RTV 부이사장 직에서 파면을 요구하며, 또한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을 예방하고,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RTV 자체적으로 반성폭력 내규를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부이사장은 <시민의신문> 대표이사 시절 한 시민단체 여성을 성추행해 대표직을 그만뒀으며 유관 공직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유관단체 직함을 사퇴한 것은 없다. 나아가 <재외동포신문> 대표이사를 맡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으며, 성추행 사실을 보도한 <시민의신문> 기자들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한 상태다.

▲1인시위를 마친 제작자들이 RTV 사무국장에게 이형모 부이사장의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 한뒤 면담을 하고 있다.   ©시민의신문 양계탁 기자 제공
 
따라서 이번 RTV 제작진들의 집단행동은 그동안 수면아래로 잠잠해진 이형모 전 <시민의신문> 사장에 대한 대응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제작팀들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시민의 신문 대표이사이자 시민방송 RTV 부이사장인 이형모는 지난 2006년 9월 사회단체 여성 활동가를 성폭력 한 것과 관련하여 시민의 신문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사과문을 통해 이형모는 시민의 신문을 포함하여 관련 사회단체 활동 사임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한 바 있다.
 
이형모는 시민의신문 대표 뿐 아니라 ‘시민방송 RTV 부이사장’을 비롯하여 수많은 시민 사회단체에서 중요한 직책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해당 성폭력 사건 이후에도 이형모 스스로가 작성한 공식적인 사과문 내용과 달리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성폭력 사건을 기사화한 시민의 신문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뻔뻔스럽게도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억 8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여전히 이형모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는 이형모가 관련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모습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성폭력 사실은 물론 노조원에 대한 민사 손배소와 형사고소 행태 등에 대해 여러 번 보도된 바 있으며, 수 십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이형모의 성폭력 가해 및 2차 가해 등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형모가 직접 관여하고 있는 수 많은 시민사회단체 중 이형모의 직책을 박탈한 단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작년 한나라당 최연희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상황과 무척 대조적이다.
 
이미 2004년도에 사내 성폭력 사건으로 공개사과를 한바 있고, 또 다시 2006년 관련 단체 여성 활동가를 성폭력한 가해자 이형모에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형모가 대표, 이사, 감사 등의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왜 이형모가 성폭력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당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재조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시민방송 RTV는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성과로 태어났다. 그렇다면 이는 RTV가 시민 사회 운동 안에서 일정한 역할과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사건이 공개 된지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민방송 RTV는 왜 아직까지 이형모의 성폭력 행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가, 왜 아직까지 이형모를 RTV부이사장 직으로 유지 시키고 있는가?
 
그간 수 많은 운동사회 내 성폭력 사건들이 그러했듯이 이번 사건도 피해자와 그 피해자를 지원했던 지지자들은 상처를 입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가해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는 모습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오랫동안 운동사회 내에서 반복되는 것은 단순히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수많은 운동사회 내 침묵과 조직 보신주의 등이 공모해서 만든 악순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혹시 시민방송 RTV는 그간 수많은 운동사회 내 성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 많은 단위들이 가해자에게 보여 왔던 ‘운동의 대의와 동지애’라는 오류를 다시 범하려고 하는가? 혹은 성폭력이 ‘잘못된 행동이긴 하지만 파면’을 시킬 만큼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성폭력 공개이후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RTV가 보여 온 긴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시민방송 RTV는 이제라도 ‘시민 속에 살아 숨 쉬는 방송’,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대변하는 방송’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며,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약자 일 수밖에 없는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를 지원해온 세력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진 못할지언정 오히려 성폭력 사건을 공개한 노조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이형모에게 더 이상 침묵으로 공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아주 작은 것도 투쟁하지 않고서는 진보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 그 투쟁의 방향은 ‘절대적인 적’이 아닌 우리 내부를 향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더불어 우리 내부를 향한 투쟁이 아프고 고통스럽더라도 그 과정을 철저하게 견뎌내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가 보수화 되고 어느새 비판하고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여겼던 이들의 모습을 닮아간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간 한국사회 여러 여성단체들과 여성주의자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어온 반성폭력 운동이 성폭력의 예외 지대일 수 없는 운동사회 전반을 포함해 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형모의 성폭력 가해사실이 공개된 이후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 시민방송 RTV에 깊은 안타까움과 유감의 뜻을 표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이형모 RTV 부이사장에 대해 ‘임기 만료’나 ‘사퇴를 설득’하는 식으로 성폭력 가해자의 명예를 지켜주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될 것이며, 성폭력 가해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고소 등의 명백한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RTV 부이사장 직에서 파면을 요구한다.
 
또한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을 예방하고,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RTV 자체적으로 반성폭력 내규를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RTV가 시민 사회의 성폭력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기대한다. 만일  2007년 4월 3일 이후에도 시민방송 RTV가 이형모에게 부이사장 직책을 유지 시킨다면 우리 제작팀들은 더욱 강력한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음을 엄중히 밝힌다.
 
<우리의 요구>
 
시민방송 RTV는 성폭력 가해자 이형모를 부이사장 직에서 파면하라!
시민방송RTV에 반성폭력 내규를 제정하라!
 
2007년 3월 26일
시민방송RTV
 
 「나는 장애인 이다」, 「노동자 노동자」, 「미디어로 여는 세상」, 「영화 날개를 달다」, 「피플파워」, 「행동하라, 비디오로! 액션 V」제작팀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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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27 [13: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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