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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UCC 담론 진단, 공론장은 가능한가?
[토론회] 사용자와 철학 부재로 ‘공론장’의 기능 상실, UCC 다시 세워야
 
민경배   기사입력  2007/03/07 [19:59]
* 최근 UCC 현상이 열풍을 넘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언론광장에서는 8일(목) 저녁6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왜곡된 UCC 담론진단 ;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엽니다. 본문은 토론회 발제를 맡으신 민경배(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의 발제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라며, 언론광장의 허락하에 토론회 발제문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왜곡된 UCC 담론의 전성시대
 
가히 ‘UCC의 전성시대’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UCC 담론의 전성시대’이다. 그리고 보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왜곡된 UCC 담론의 전성시대’이다. UCC가 뭐 그리 새로운 것이라고 이 호들갑들을 떤단 말인가? 애초에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 UCC가 아니었던 것이 얼마나 있었다고 새삼 이 난리들인가?

저 수많은 게시판에 끝없이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게시글과 댓글들은 UCC가 아니고 무엇이었단 말인가? 포털의 지식검색에 쏟아지는 무수한 질문과 답변들은 또 UCC가 아니면 무엇이었단 말인가? 미니홈피에 게시된 네티즌들의 온갖 디카 사진들과 촌철살인의 시사 패러디물들은 그럼 UCC가 아니었단 말인가? 오마이뉴스에 기고되는 시민기자의 기사들, 그리고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블로그들에 매일같이 포스팅되고 있는 저 글과 사진들 역시 UCC가 아니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따지고 보면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구분이 무색해진 인터넷이란 쌍방향 공간에서 UCC를 뜻하는 ‘이용자생산정보’란 개념 자체가 애초부터 모순적인 표현이 아닐까? 설령 UCC라는 개념은 새로운 것일지언정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생산해내는 현상은 결코 새로운 것이라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 국내 UCC의 성장 과정 출처 : ‘UCC를 통해 보는 참여와 공유의 인터넷’, 2006 KNP 세미나, Daum E-마케팅본부, 2006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매체는 연일 경쟁적으로 UCC 관련 기사를 쏟아낸다.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UCC에 대해 그래도 뭔가 새로운 것을 끄집어내기 위해 억지 해석과 과도한 의미 부여로 열심히 기사를 생산해 낸다. 그러다보면 아래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버젓이 신문 지면에 실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UCC, 인터넷 새 권력...대선 판도 변수”
이 전 시장의 팬클럽 MB연대는 올 들어 인기 개그 프로그램 '마빡이'를 패러디한 '명빡이'를 비롯, '꼭짓점 댄스' '무조건'등 3건의 UCC 동영상을 배포해 인기를 끌었다. 뉴미디어 대책을 총괄하는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UCC는 일방적으로 만들어 배포한다고 인기를 얻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UCC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소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이달 중 홈페이지를 UCC 중심으로 개편한다.
박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에 못지않다. 500만 명이 넘는 방문자 수를 기록한 미니 홈피로 든든한 인터넷 후원 세력을 보유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지지자들을 위한 사이트 '호박넷'을 개설해 UCC 공략에 나섰다. '호박넷'엔 지지자들이 제작한 박 전 대표의 사진, 동영상, 플래시 등이 수시로 올라온다. 박 전 대표가 자택에서 피아노를 치는 동영상이나 가수 김흥국씨와 함께 노래 부르는 동영상 등이 대표적 히트작. 미디어 담당인 이춘상 보좌관은 "동영상 전담팀을 만들어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콘텐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해 '100일 민심 대장정'을 UCC로 중계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조만간 손 전 지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찍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손파라치팀'도 가동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2007. 2. 8일자 기사 중 일부)

 
UCC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는 잘못된 기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 기사에서 UCC란 기껏해야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재미있는 동영상을 전담팀이 제작하여 배포하거나 중계하는 것” 쯤으로 간주된다. 한마디로 이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UCC란 과거 선거 운동 시기만 되면 흘러넘치던 홍보영상물과 별반 다를 바 없다. UCC의 의미를 ‘동영상’으로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용자생산정보’란 본래의 의미가 무색하게 “Top-Down 방식으로 제작하여 배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 기사는 언론 뿐 아니라 유력 대선 주자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UCC를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UCC, 대선 홍보동영상으로 전락하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단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이런 식의 기사는 특히 대선과 관련하여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무수히 양산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2월 12일까지 한 달간 네이버 뉴스 검색을 통해 ‘UCC'와 ’대선‘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조합하여 찾은 기사 중 눈에 띠는 것만 뽑아 봐도 다음과 같이 수십 개에 이른다.

UCC 대비하는 자, 12월19일 웃으리 (동아일보, 2007. 1. 13)
UCC를 알아야 대선에서 승리한다..23일 설명회 개최 (아이뉴스24, 2007. 1. 14)
표심 가르는 UCC “대선주자들 배우길” (한국일보, 2007. 1. 14)
2007년 대선 '킹메이커 킬러' UCC가 뜬다 (노컷뉴스, 2007. 1. 14)
새 킹메이커? ‘정치 UCC’뜬다 (스포츠칸, 2007. 1. 14)
“대선 변수될 UCC 이렇게 활용하세요” (동아일보, 2007. 1. 15)
다음 대통령은 UCC에서 나온다 (일간스포츠, 2007. 1. 15)


이들 기사에서 설파하고 있는 메시지는 제목만 대충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된다.

① UCC가 대선 당락을 사실상 좌우할 결정적 변수이다.
② 여기서 UCC란 곧 동영상을 의미한다.
③ 동영상 UCC가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거판을 어지럽힐 것이다.
④ 따라서 대선 주자들은 동영상 UCC를 잘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결같이 UCC를 선거 전략의 핵심적인 수단으로만 간주하고 있을 뿐이다.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생산되어지는 UCC 본래의 의미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용자제작정보’를 말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이용자’는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러니 UCC를 통한 네티즌 공론장의 잠재적 가능성은 애초부터 염두에 두지도 않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 마디로 UCC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왜곡된 인식이 합작해 낸 빗나간 담론들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들 기사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UCC란 개념은 ‘동영상 콘텐츠’란 말로 교정되어져야 마땅하다.
 
UCC란 신조어, 그 출생의 비밀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UCC=동영상’이란 그릇된 인식이 형성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원래부터 이용자생산정보가 인터넷 콘텐츠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한국에서 새삼 이제 와서 ‘UCC'란 신조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UCC란 개념은 ‘웹2.0’이란 화두를 중심으로 인터넷 환경이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에서 등장한 말이다. 웹2.0이란 미국의 오라일리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가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살아남아 거대 기업이 된 구글, 아마존, 이베이 등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요인을 총칭하기 위해 고안해 낸 개념이다. 데일 도허티는 이들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이 ‘참여’, ‘개방’, ‘공유’, ‘집단지성’(Collective Inteligence), ‘사용자 중심 철학’ 등의 원리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리하였다.

웹2.0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플랫폼’(Platform)이다. 초창기 인터넷 공간이 정태적인 HTML 웹페이지와 Hypertext에 의한 단순한 정보 교류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후 인터넷의 확산기 단계에서는 ‘포털’(Potal)이 중심 영역에 자리 잡았다. 즉 포털의 관리 시스템을 통해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중앙 집중적 모델이 인터넷 공간을 장악했다. 그러나 웹2.0 모델에서 이제 웹은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의 류중희 교수는 ‘플랫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이란 쉽게 말해 영화 <왕의 남자>에 등장하는 육갑이, 칠득이, 팔복이가 장터 마당에 펼쳐 놓은 ‘멍석’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육갑이, 칠득이, 팔복이가 멍석을 깔자 지나가던 장생과 공길이 그 위에서 한판 놀이를 벌이고 구경꾼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수많은 엽전들이 쏟아진다. 바로 이처럼 웹2.0이란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며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웹 환경을 구성함으로써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원리를 의미한다.

웹2.0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많이 인용되고 있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은 이러한 새로운 웹의 원리가 창출하는 가치가 얼마나 엄청난가를 잘 말해준다. 사용자들이 모든 내용을 첨가하고 수정하면서 콘텐츠가 모여지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은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백과사전이라 손꼽히고 있던 ‘브리태니커 백과사건’보다 무려 3배가 넘는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용자들의 페이지 링크 알고리즘을 토대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은 이미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으로 우뚝 섰으며, 사용자들의 배너 광고 클릭 수에 따라 과금을 부가하는 CPC(Cost-Per-Click)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오버추어’는 전 세계 인터넷 광고시장을 사실상 장악해 버렸다. 웹2.0시대의 인터넷은 분명 이전의 인터넷과 다른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웹2.0 시대에 즈음하여 이를 구성하는 새로운 개념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컴퓨터가 이해하고 추론하여 딱 맞는 정보를 찾아주는 지능화된 웹으로서의 ‘시맨틱웹’, 콘텐츠 생산자가 직접 그 콘텐츠의 핵심 키워드를 꼬리표로 달아줌으로써 보다 이용자 친화적인 검색 환경을 구성하는 ‘Tag 검색’, 여러 가지 웹 서비스 기술들을 복합적으로 구성하여 보다 진일보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Ajax'(비동기 자바스크립트 XML) 등이 그것이다. UCC라는 신조어도 이러한 웹2.0을 설명하며 등장한 여러 새로운 개념들 중 하나이다. 외국에서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라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어찌된 까닭인지 한국에서는 이 말이 UCC(User Creative Contents)로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웹2.0을 비롯해 관련한 새로운 개념들은 여전히 개발자나 파워 유저 등에게만 통용되는 전문용어로 간주되고 있는데 비해 유독 UCC라는 개념만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보통명사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기술적으로 다소 복잡한 원리와 설명을 필요로 하는 다른 개념들과 달리 UCC는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라는 점이다. 심리학에 ‘인지적 절약가(cognitive miser)’라는 개념이 있다. ‘인지적 절약가’란 사람들이 복잡한 사회적 상황을 평가해야만 할 때, 가장 활용하기 쉬운 특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정보 처리에 이용 가능한 인지용량의 한계를 갖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설명하기보다는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한국의 인터넷 공간은 웹2.0 시대의 등장 이전부터 이용자생산정보로 잔뜩 채워져 있었다. 웹2.0을 설명하는 다른 복잡한 개념들에 비해 UCC란 개념은 국내 네티즌들이 진작부터 익숙하게 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웹2.0을 비롯한 여러 관련 개념들 중 유독 UCC라는 개념에 ‘인지 절약’ 기제가 작동하여 이 말이 순식간에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

둘째, UCC가 인터넷 기업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채택되어 전략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기존에 이미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던 이용자생산정보에 인터넷 기업들이 UCC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덧씌워 상품화하기 시작하면서 이 개념이 마치 아주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 입장에서 UCC라는 포장으로 재가공된 이용자생산정보는 아주 매력적인 자원이다. 자체적으로 개발, 생산하는 콘텐츠는 투자비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시장에서 네티즌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 고스란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이용자생산정보를 UCC라는 상품으로 포장해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초기 UCC 플랫폼 구축비용만 들어갈 뿐 콘텐츠의 개발 및 생산 비용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온갖 다양한 콘텐츠들이 얼마든지 공짜로 계속 공급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 중 몇 개만 히트를 쳐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자신이 만든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관리하는 다수의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까지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어떤 UCC가 어떤 사회적 물의를 빚는다 해도 그 책임이나 비난 여론은 전적으로 해당 UCC를 제작하거나 배포한 네티즌에게 돌아갈 뿐 플랫폼을 제공한 인터넷 업체는 얼마든지 빠져나올 구멍이 있다. 이래저래 UCC는 인터넷 기업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업 아이템인 것이다.

이렇듯 UCC란 신조어의 급작스러운 확장은 이용자들의 ‘인지 절약’ 전략과 인터넷 기업들의 상업적 계산이 적절히 들어맞은 결과라 하겠다. 결국 UCC란 누차 강조했다시피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기보다는 인터넷 기업들이 포장으로 재가공한 상품이 이용자들의 인지 구조 속에 투영된 콘텐츠 상업화의 포획물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CC가 새로운 트렌드처럼 받아들여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바로 동영상 UCC라는 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정보가 인터넷 시장에서 차세대 킬러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UCC의 폭발적 확장

“UCC=동영상”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형성될 정도로 지금 UCC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동영상 콘텐츠이다. 동영상 UCC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방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채로운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갖가지 표정과 소품을 동원해 립싱크하는 모습만 촬영해 올리는 대학생이 ‘립싱크맨’이라는 별명으로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으며, “택배 왔습니다”란 코믹한 말투와 막춤을 보여주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판매하는 한 젊은 여성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택배걸’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높은 매상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혼자서 머리 땋는 방법, 운동화 끈을 예쁘게 매는 방법, 티셔츠 깔끔하게 접는 방법 등 기발하면서도 유용한 생활정보를 담은 동영상들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요리, 춤, 마술, 호신술, 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배울 거리들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것도 동영상 UCC가 주는 큰 매력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몇 가지 대표적 사례만 보더라도 홍대 앞 클럽에서 연주하는 무명의 기타리스트 임정현 씨를 일약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올려놓은 “캐논변주곡 록 버전 동영상”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따라 하기 열풍을 이끌어 낸 “세 자매 댄스 동영상” 같은 것들은 동영상 UCC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잘 말해준다. 잠시 눈을 해외로 돌리면 최근 한국에까지 상륙한 “Free Hugs” 캠페인 역시 동영상 UCC가 촉발시킨 결과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 UCC 동영상 사례들  

방금 소개한 3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대표적인 동영상 UCC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라오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유튜브’의 하루 평균 방문자는 900만 명에 이르고 1억 7천 6백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면서 웬만한 TV 방송사의 1일 시청자 수에 맞먹고 있다. 유튜브의 이용자는 지금도 하루 평균 7만 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하루에 업로드 되는 동영상 클립수가 평균 3만 5천여 개이며 하루 평균 재생 횟수가 1억 회를 웃돌아 미국 내의 모든 방송사가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 양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지는 2006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이곳 ‘유튜브’를 선정하기도 했다.

동영상 UCC가 이처럼 갑자기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일단 인터넷 회선 속도가 빨라져 고용량의 동영상 파일이 끊김없이 스트리밍 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이제는 굳이 캠코더가 아니더라도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는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만으로도 누구나 손쉽게 간단한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될 정도로 개인화 미디어의 사용이 일반화 된 점도 한 몫을 차지한다. 한편 하드웨어적인 측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일반 네티즌들이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의 UCC와 달리 동영상 UCC는 제작이나 편집 등의 작업을 위해서는 별도의 장비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보다 간편하게 동영상을 편집, 가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들이 최근 잇달아 등장하면서 동영상 UCC의 대중화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일례로 ‘유튜브’ 사이트를 통해 처음 소개되어 이제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까지 등재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스타워즈 키드(SWK)” 시리즈는 동영상 UCC가 현재 얼마나 폭넓은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타워즈 키드”는 2002년 11월, 캐나다의 퀘벡주에 사는 뚱뚱한 15세 학생 기슬레인(Ghyslain)이 방과 후 혼자 학교 비디오 스튜디오에 남아 막대기 하나를 들고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제다이 기사의 검술동작을 흉내내며 셀프 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친구들이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이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이 실제 <스타워즈>에서 등장한 광선검의 특수효과와 음향효과를 원본에 입히는 작업을 거쳐 새로운 버전으로 재창조한 또 다른 동영상을 “스타워즈 키드”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사이트에 올리면서 전 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그런데 “스타워즈 키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많은 네티즌들의 손에 의해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인디아나 존스, 헐크, 모탈 컴뱃, 반지의 제왕 등 갖가지 영화의 효과를 이용한 수 백여 개의 또 다른 버전들이 지금도 계속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원본 동영상은 9억 회가 넘는 조회수와 1,5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스타워즈 키드” 원본 동영상 장면  

한국의 동영상 UCC 시장 현황

그렇다면 한국의 동영상 UCC 현황은 어떠한가? 지난 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조사한 <2006년 네티즌 인터넷 이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UCC 이용자 중 30.4%가 동영상 UCC를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62.2%가 향후 자신이 제작하거나 타인이 제작한 콘텐츠를 공유할 의사가 있으며, UCC 경험이 없는 경우도 46.5%가 공유 의사가 있다고 밝혀, UCC의 생산과 공유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미지(91.0%)나 텍스트(85.0%) 기반 UCC에 비해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발표된 시점이 지난 해 6월이었으며, 그 이후 국내 포털 등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동영상 UCC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현재는 이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 동영상 UCC에 참여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겠다.

이렇게 동영상 UCC가 차세대 킬러 컨텐츠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혀 나가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동영상 UCC를 기반으로 한 신규 서비스들을 발 빠르게 제공하기 시작하고 있다. '판도라TV'(), '아프리카‘(), '엠군‘(), '아우라'(), '엠엔캐스트’() 등 동영상 UCC 전문 사이트들은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 나가는 추세이다.

국내 동영상 UCC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 판도라TV는 2004년부터 2년간 25억 페이지뷰와 방문자 1억5000만 명을 기록했다. 올 2월 하루 순 방문자도 100만 명에 육박해 포털에 가까운 수준이다. 판도라TV는 지난달 하루 순 방문자가 평균 75만5363명으로 지난해 8월 28만1469명에 비해 268%의 성장률을 보였다. 판도라 TV 외에 다른 동영상 사이트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20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엠엔캐스트는 296%, 엠군과 디오데오는 각각 188%와 78%를 기록했다. 다모임의 동영상 섹션인 아우라의 하루 방문자는 30만 명에 달한다.

한편 이에 질세라 대형 포털사들도 잇달아 신규 동영상 UCC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동영상 UCC 전문 사이트들과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다. 네이버의 ‘플레이'(http://play.naver.com), 다음의 ‘TV팟’(http://tvpot.media.daum.net), 야후의 ‘야미’(http://kr.multimedia.yahoo.co.kr), 프리챌의 ‘Q'(http://q.freechal.com) 등이 대표적 서비스들이다. 또한 SK커뮤니케이션즈도 기존 사진 중심의 ’싸이월드‘에 동영상 UCC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포털사는 기존에 확보해 놓은 대규모 회원들을 기반으로 동영상 UCC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해 있는 상태이다.

동영상 UCC의 위력, 그 허와 실

이처럼 동영상은 분명 지금의 UCC 열풍을 주도하는 킬러 콘텐츠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국내 정치권에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동영상 UCC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본격적인 계기는 지난 해 미국의 중간 선거에서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 당락에 영향을 미쳐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보도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부터였다.

사실 미국 중간 선거에서 동영상 UCC의 영향력은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네티컷 주에서 3선을 노리는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에게 도전한 정치신인 네트 래몬트이 한 동영상 UCC 덕분에 예상을 깨고 승리를 거둔 일도 있었다. 이 동영상은 미국 내 보수 인사들이 리버맨 의원을 칭찬하는 장면들을 모아 놓음으로써 그가 평소 이라크 전쟁 등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해온 사실을 부각시켜 민주당 대의원들의 반 부시 정서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한편 본선 과정에서는 두 가지 사례가 널리 알려져 있다. 먼저 버지니아 주에서는 우세를 보이던 공화당 조지 앨런 상원 의원이 자신을 귀찮을 정도로 근접 촬영하고 있는 인도계 청년을 보고 “저 친구는 마카카(macaca, 원숭이를 뜻하는 인종차별적 발언)로군” 이라고 말한 장면이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바람에 인종차별 논란이 일어나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사례이다. 또 하나는 몬테나 주에서 공화당 콘래드 번스 상원의원이 육류가공단체가 주최한 농장법안 공청회에서 10초 정도 잠깐 졸았던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동영상이 ‘번스의 낮잠’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여론이 악화되어 역전패를 당한 사례이다.

선거 과정에서 동영상 UCC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말해주기에 충분한 사례들이다. 그러니 위에서 본 것처럼 유력 언론 매체들이 대선 UCC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을 경쟁적으로 쏟아 내는 것도 나름대로 이해할 만한 일이다. 또한 조만간 대선을 앞둔 국내의 각 선거 진영에서 동영상 UCC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는 텍스트나 이미지 형태의 콘텐츠에 비해 훨씬 더 감성적이며 자극적인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정치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히 담아내어 잠깐의 실언이나 실수조차 놓치지 않고 폭로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과 상관없이 특정 장면만을 잘라 내거나 강조함으로써 메시지의 왜곡과 조작까지도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가능한 위험천만한 매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영상 UCC는 정치인이 자신을 홍보하는 포지티브 전략보다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에 동원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래서 선관위도 UCC 관련 선거법 위반 단속에 잔뜩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미국 선거의 사례들만 보더라도 동영상 UCC가 모두 네거티브 전략에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국내에서는 별로 소개되지 않았던 미국 정치에서의 또 한 가지 사례를 덧붙이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아주 달라진다. 지난 1월 23일 ‘유튜브’ 사이트에는 또 한 명의 유력 정치인이 졸고 있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졸린 맥케인 의원(Sleepy Senator John McCain)'이란 제목의 이 동영상은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도중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을 찍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 네티즌들의 반응은 앞서 소개한 ’번스 의원의 낮잠‘ 동영상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맥케인 의원이 조는 것은 이해가 간다”, “부시의 지루한 연설을 그렇게 오랫동안 보고 있을 필요가 없다”, “어쩌면 맥케인은 졸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발 부시의 연설을 멈추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등 오히려 졸았던 맥케인을 옹호하고 부시를 조롱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 유튜브에 올라온 정치 동영상 UCC  

똑같이 공식 석상에서 조는 장면이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번스와 맥케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상반되게 나타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 네티즌들이 동영상에 담긴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이 항상 제작자나 배포자가 애초에 의도했던 바대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 네티즌들은 단지 몇 분짜리 동영상 안에 담긴 장면만을 통해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의 상황적 맥락과 배경 속에서 동영상을 해석하고 반응한다는 점이다.

분명 동영상 콘텐츠는 텍스트나 이미지 콘텐츠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 파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동영상 그 자체보다 더 강력한 것은 네티즌들의 상황적 맥락에 따른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해석력이다. 이미 네티즌들은 주어지는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 바보’가 아니라 그것을 ‘능동적 행위자’이다. 언론과 정치권은 단지 동영상 UCC의 위력에만 주목할 뿐, 그것이 네티즌들의 인터넷 공론장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해석되어지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 UCC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수정되어져야 한다. 조지 앨런과 콘래드 번스의 낭패만 보고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며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맥케인의 졸음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대권 주자들이 팬클럽 회원들을 경쟁 후보의 파파라치로 풀어 치명적인 약점이 될 만한 장면을 찍기에 혈안이 되는 모습은 치졸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생뚱맞게 마빡이 흉내를 내거나 철지난 꼭지점 댄스를 추면 네티즌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식의 발상은 여전히 네티즌을 ‘수동적 바보’로 여기는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  대선 주자들의 정치 동영상    

정녕 대선에서 UCC가 태풍의 핵이라면 그것은 바로 그 안에 인터넷 공론장의 또 다른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UCC 관련 논의는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 정치권은 고작해야 새로운 동영상 홍보수단으로, 인터넷 업계에서는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UCC를 사고했을 뿐이다. UCC를 통한 네티즌 공론장의 잠재적 가능성은 애초부터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한국사회는 동영상 UCC가 급속하게 확장되기 이전에 이미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의 다양한 UCC 공론장을 충분히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국내 UCC 공론장의 선조들

지난 2002년 한국 사회는 네티즌 파워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경험했다. 월드컵의 ‘붉은악마’, 제16대 대선에서의 ‘노사모’ 그리고 미군 장갑차 사건으로 촉발된 광화문 ‘촛불시위’는 실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동안 사이버 공간 안에만 탐닉하고 있을 뿐, 현실세계의 정치 사회적 현안들에 무관심하다고 간주되던 젊은 네티즌들이 대거 광장으로 몰려나와 세상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이는 네티즌 여론이 사회적 공론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주도해 나가는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소중한 경험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네티즌 파워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90년대 초반 PC통신 시대부터 10년의 세월에 걸쳐 축적된 전자 공론장의 역사가 마침내 사이버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세계로 분출된 결과였다.
 
▲  2002 네티즌 파워    

90년대 들어서부터 젊은 세대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었다. 신세대니 X세대니 하는 담론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들은 정치 지향적이기보다는 문화 지향적이었으며, 사회 개혁보다는 소비와 놀이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정치의 거리 광화문과 여의도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아니 굳이 가까이 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 낯선 타인의 거리일 뿐이었다. 대신 그들은 압구정동과 강남역 일대에 자신들만의 문화 해방구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통념은 어디까지나 오프라인 세계에서만 유효한 진단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새롭게 창출된 온라인 공간에서 그들은 또 다른 자신들의 해방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곳 한 귀퉁이에는 각종 사회현안을 둘러싼 정보의 교류와 열띤 격론이 끊이지 않는 전자 광화문, 전자 여의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압구정동과 강남역 일대를 배회하던 젊은 세대들은 밤이 되면 이곳 전자 광화문과 전자 여의도에 접속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정치적 발언을 파란 모니터 화면 위에 새겨 나가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PC통신의 전자 게시판이다.

당시 천리안의 ‘나도 한마디’, 하이텔의 ‘플라자’, 나우누리의 ‘여론 광장’ 등과 같은 PC통신망 전자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천 개가 넘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와서 읽혀지는 성대한 여론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서부터 시시콜콜한 연예계 이야기까지, 성 담론에서부터 혁명을 부르짖는 급진적 목소리까지, 그리고 개인적 일상사에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억울한 처지를 알리는 호소문에 이르기까지 이곳에서 다루어지는 현안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게 펼쳐져 있었다. 전자 게시판은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이 이루어지는 전자 공론장이었으며, 네티즌 여론의 진원지였다. 젊은 네티즌들은 이 새로운 공간을 통해 서서히 정치적 훈련과 경험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화려한 글 솜씨와 독창적인 문체, 그리고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으며 이른바 ‘논객’이라 불리는 사이버 공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탄생한다. 이들의 글이 한편씩이 게시될 때마다 순식간에 수백에서 수천이 넘는 조회수가 기록되었으며, 때로는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논객들 간에 치열한 토론전이 전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큰 화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논객들은 독특한 카리스마로 매니아 독자들을 거느린 스타의 위치에 등극하면서 이후 사이버 공간의 여론을 주도하게 된다. 한국 전자 공론장의 첫 씨앗은 이렇게 잉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인터넷 환경이 본격적으로 열린 90년대 후반 이후 인터넷 언론과 게시판 문화로 이어졌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시민기자, 네티즌 기자들의 기사를 근간으로 하는 다양한 인터넷 언론이 등장했으며, 유명 논객들을 중심으로 한 각종 시사 웹진들이 끊임없는 이합집산과 명멸을 거듭하면서 인터넷 공론장을 발전시켜 왔다. <인물과 사상> 홈페이지 게시판을 모태로 시작한 ‘안티 조선’ 운동은 <우리모두> 사이트의 개설로 이어지면서 치열한 게시판 토론 문화와 행동하는 네티즌 문화를 주도해 나갔다.

이 모든 과정이 지금의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UCC 공론장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네티즌 파워의 경험은 바로 이러한 텍스트 기반 UCC 공론장의 결과였다. 국가대표 축구팀 서포터즈 ‘붉은악마’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거리 응원 제안 글, 정치인 노무현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바보 노무현”이란 제목의 글, 그리고 오마이뉴스 댓글 게시판에 올라온 ID 앙마의 촛불시위 제안 글은 모두 이름없는 네티즌이 만들어 낸 UCC였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2002년의 경험을 이끌어 낸 도화선이었다.

2002년을 정점으로 만개한 텍스트 기반의 UCC 공론장은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와 제17대 총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국면을 계기로 다시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한다. 2004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을 때, 이 현장을 TV로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미 더 이상 과거의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시청자가 아니라 실천하는 네티즌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네티즌들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며,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충분히 단련되고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그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엑스트라가 아니라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느끼는 대로 거침없이 표출하는 락 콘서트장의 군중들이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목격한 네티즌들의 분노와 야당에 대한 조롱은 이 즈음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디카, 폰카 그리고 포토샵 프로그램을 무기로 삼아 본격적으로 표출된다. 이는 곧 기존의 텍스트 기반 UCC 공론장이 이미지 기반 UCC 공론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지금까지 게시판과 인터넷 언론을 무대로 네티즌 여론을 주도하던 ‘논객’들의 영향력이 퇴조하면서, 각종 시사 패러디와 합성사진을 무기로 한 이른바 ‘폐인’들이 새로운 넷피니언(Net + Opinion) 리더로 등극하여 네티즌 여론을 주도해 나간다.

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인터넷 공간에는 “탄핵의 추억”, “망국기 휘날리며” 등 영화 포스터 패러디를 비롯해 인터넷 유행어로 떠오른 “물은 셀프” 등 수많은 합성사진이 등장했다. 네티즌이 직접 만든 동영상과 플래시 애니메이션들도 인터넷에 퍼져 나갔다. 또한 블로그 매거진 ‘미디어몹’(www.mediamob.co.kr)에서 패러디 뉴스인 ‘헤딩라인 뉴스’를 진행하는 여성 앵커가 일약 인터넷 스타로 뜨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후끈 달아오른 네티즌의 열기는 다시 총선으로 이어졌다. 

야당의 탄핵 가결을 비판하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정치 패러디들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4.15 총선에 적극 참가하자는 메시지로 다시 그 내용이 바뀌어 갔다. 패러디 합성사진과 인터넷 폐인들의 본거지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갤러리 게시판에는 이 사이트의 마스코트인 ‘개죽이’가 한 표를 행사하면서 투표 참가를 권유하는 합성사진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포스터를 소재로 하여 네티즌들에게 유명해진 ‘솔로부대’와 ‘커플부대’ 패러디 사진이 이번 탄핵사태를 계기로 ‘무적의 투표부대’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해 인터넷 곳곳으로 확산되었다. “폭설이 내려도 투표는 해야 하고”, “데이트를 하더라도 투표는 하고 만나야 하며”, “총선일에 놀러가는 것은 사치일 뿐”이라며 네티즌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투표부대의 메시지가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2004년에 등장한 각종 시사 패러디물    

이 모든 사례들은 수십 줄의 긴 글보다 한 컷의 사진이 때로는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을 통해 이미지 기반의 각종 UCC들은 ‘디카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시민기반 언론 모델을 만들어 냈다. 물론 한 장의 보도사진이 여론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던 사례는 예전에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사진기자의 렌즈에 포착된 과거의 보도사진들과 달리 최근에 사회적 파장을 미치는 사진들은 대부분 평범한 생활인들이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은 것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디카와 폰카가 널리 보급되면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의 세세한 장면들이 사진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이 사진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유포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만들어 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의 만남이 ‘전 국민의 사진기자화’를 구현시켰으며, 이를 통해 ‘디카 저널리즘’이라 부를 수 있는 시민참여에 기반한 새로운 보도방식이 출현하게 되었다.

비록 아마추어들의 손으로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디카 저널리즘’은 훈련된 사진기자들의 보도사진들보다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갖는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은 ‘디카 저널리즘’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당시 사진기자들은 불에 타 흉찍하게 그을린 지하철의 광경을 무수히 찍어서 신문사로 송고했다. 하지만 정작 모든 일간지의 1면을 장식했던 사진은 지하철에 탑승했던 한 승객이 자신의 폰카로 찍은 참사 직전의 광경이었다. 이렇듯 전혀 예기치 못했던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사후의 모습을 찍을 수밖에 없는 사진기자들과 달리 디카와 폰카를 휴대하고 있는 시민들은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 또한 자칫 놓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순간들까지 그대로 포착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카 저널리즘’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는다.

UCC로 구현된 ‘디카 저널리즘’의 위력은 여러 경험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다. 서귀포시가 결식아동에게 제공한 부실도시락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전 국민의 격분을 불러일으키면서 급식체계 전반에 대한 총체적 점검으로 이어졌고, 하반신이 없는 중증 장애인에게 빵을 뜯어 먹여주는 모습을 담은 이른바 ‘천사 빵집아가씨’ 사진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가슴 속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지하철 개똥녀’ 사진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오면서 외신에까지 보도되는 국제적인 사건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  디카 저널리즘 UCC    

이렇듯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서 UCC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이어오면서 전자 공론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이때도 UCC를 활용한 놀이 문화나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UCC 공론장은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며 네티즌 여론을 주도하면서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리고 이제 다시 동영상이 UCC의 중심 영역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동영상 UCC 역시 자신들의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승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비관적이다. 오히려 동영상 UCC는 점점 더 각종 사회 문제들의 온상으로만 비춰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UCC 공론장의 걸림돌

동영상 UCC의 급격한 확산과 함께 이에 따른 새로운 문제점들도 다각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이슈는 저작권 문제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문화관광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작권보호센터가 2006년 7월 현재 6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아프리카, 판도라TV, TV팟, 아우라, 엠군, 야미)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전체 동영상 게재물 300개 중 19개로 6%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한 같은 해 7월~10월 동안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10개 UCC 전문 사이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동영상 UCC 중 약 84%가 기존 콘텐츠 등을 마구 퍼온 불법 복제물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나머지는 대부분 기존 방송물을 카피해서 올리는 것들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미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MTV를 소유한 미국 종합 미디어 업체인 `바이아컴'이 `유튜브'에 무단사용 중인 자사 동영상 프로그램 10만 여건을 사이트에서 모두 제거하라고 전격 요구했으며, ‘유튜브’는 이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UCC는 ‘이용자 생산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가 아니라 ‘이용자 복제 콘텐츠’(User Copied Contents)란 말까지 생길 정도이다.

한편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보다는 자극적이고 유희적인 정보가 훨씬 많다는 점도 UCC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UCC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 정보들만 보더라도 관음증을 자극하는 몰래카메라나 말초적 재미만을 추구하는 엽기 사진들에 조회수가 몰리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UCC 기반으로 제공되는 동영상 서비스 중 상당수가 포르노와 음란물로 채워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더하여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그리고 이들 텍스트와 사진 게시물에 이어 동영상에 어김없이 독버섯처럼 딸려오는 악성 댓글 등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UCC에서 누가 정보를 생산하느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떤 정보를 생산하느냐이다. UCC가 상업 사이트들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동원되는 구조 하에서는 그저 조회수 증가에만 목적을 둔 저급한 정보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UCC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들은 동영상 UCC의 활성화 이전에도 늘 제기되어 왔던 것들이다. 물론 건강한 공론장 형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하는 과제이지만, 동영상 UCC의 활성화라는 새로운 환경에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동영상이 주도하는 UCC 시대의 건강한 공론장 형성을 저해하는 새로운 걸림돌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른바 ‘낚시성 동영상’들의 무분별한 유포로 인한 ‘신뢰’의 상실이다. 국내 인터넷 공간에 낚시성 동영상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마도 지난 2006년 초에 등장한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이 아니었나 싶다. 결혼식 비용이 없어 지하철에서 승객들을 하객으로 모시고 결혼식을 치른다는 가난한 연인의 모습은 온 국민의 감동과 심금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동영상이 모 대학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연출한 상황극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허탈감과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그 이후 ‘개풍녀 동영상’, ‘여학생 성폭행 동영상’ 등 연이은 낚시성 동영상이 속출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는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는 ‘양치기 소년 효과’가 형성되었다.

이들 낚시성 동영상을 제작, 배포한 이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유와 의미를 덧붙이고 있지만, 그 어떤 해명도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손상시켰다는 부작용을 정당화시켜 주지는 못한다. 건강한 공론장 형성의 가장 근간이 바로 ‘신뢰’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의 UCC라고 해서 이러한 낚시성 콘텐츠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UCC 공론장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동영상 UCC가 과거 텍스트나 이미지 기반의 UCC와 달리 공론장으로서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뢰’의 상실에 있다. 공론장의 싹조차 틔우지 못한 상태에서 상업화의 손길에 먼저 포획되어 버린 동영상 UCC의 현 주소야 말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3無의 동영상 UCC

오늘날 동영상 UCC에는 3가지가 없다. 첫째, UCC의 주체인 ‘사용자’가 없다. 단지 잘 포장된 상품으로서의 UCC, 선거홍보 수단으로서의 UCC만 있을 뿐이다. 둘째, ‘철학’이 없다. UCC 개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웹2.0이 표방하고 있는 ‘참여’, ‘개방’, ‘공유’, ‘집단지성’(Collective Inteligence), 그리고 네티즌들 사이의 ‘신뢰’는 사라진 채, 오직 흥행만을 고려한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영상만 난무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사용자와 철학의 부재는 당연히 ‘공론장’의 부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동영상 UCC는 그 어떤 표현 방식보다도 가장 강력한 메시지 파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 ‘철학’, ‘공론장’이 빠져버린 UCC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며 때로는 유해하기까지 하다. 지금 UCC 문화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이들 3가지이다.


▣ 언론광장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 ▣

 일시 : 2007년 3월 8일(목) 오후6시 - 8시
 주제 : “왜곡된 UCC 담론진단 ;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
 발제 : 민경배(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 
사회 : 박인규(프레시안 대표, 언론광장 총무)
 토론 : 명승은(매경 인터넷 IT전문기자)
           최내현(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회장, 미디어몹 편집장)
           황용석(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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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07 [19: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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