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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현대구단 인수 발표 5일만에 '포기' 선언
"반대여론은 넘기 힘든 벽이었다" 이유 밝혀
 
임종률   기사입력  2007/01/19 [17:14]

농협중앙회가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봉훈 농협 대외협력국장은 19일 서울 농협 본사에서 "농민들과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았던 점이 가장 컸다"면서 "야구단 인수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이어 "한미 FTA 등 농업 현안이 해결되고 안정된 시기에 다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추진 재개가 가까운 시일이 될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인수 작업 종료를 선언함 셈이다.

이로써 지난 15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농협의 현대 구단 인수작업은 일주일도 채 못 돼서 무산됐다. 당초 농협은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야구단 가칭을 '농촌사랑야구단'으로 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인수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지만 역시 반대여론의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이 국장은 "야구단을 통해 그룹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려고 했으나 농민들이나 주변의 반대는 너무 힘든 벽이었다"면서 "총체적인 반대여론이 높아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 포기 결정으로 농민들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죄송스럽다"고 사과를 구했다.

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하일성 "현대 야구단, 그룹 지원받아 존속시킬 것"
농협 인수 포기 선언…KBO "반드시 8개 구단으로 간다" 

  
농협중앙회가 인수를 포기한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구단이 한시적 유지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이후 농협이 현대 구단 인수 포기를 선언한 19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현 상황에서 현대 그룹사의 지원을 받아 구단의 존속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면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및 정몽윤 현대해상보험 회장 현대그룹사를 찾아 지원을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봉훈 농협 대외협력국장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해 야구단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 모그룹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명문구단으로 성장한 유니콘스를 유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대부분 정씨 일가인 그룹회장단에 고 정주영 창업주와 정몽헌 전 회장이 애정을 갖고 꾸려온 야구단 운영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것. 또한 '현대'라는 그룹이 갖는 상징성도 부각시킨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사실상 뜻을 접은 그룹측이 다시 구단 운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일단은 올 한 시즌이라도 제대로 치를 수 있도록 현대 그룹사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후 시즌 중 연고지 및 선수 선발 문제 등 프로야구에 일대수술을 감행해 다른 기업이 구단을 참여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놓는다는 복안이다. 하일성 총장은 "현실적으로 가장 설득력이 있는 방안"이라면서 "이를 위해 현정은 그룹 회장 등을 찾아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그룹에서 계속 'NO'를 할 경우는 다른 기업을 물색하는 것이다. 하 총장은 "야구단 창단 의지를 밝힌 다른 기업이 있다"면서 "창단이 아닌 인수 쪽으로 설득을 하는 것인데 약 5∼60% 확률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럴 경우 올 시즌에 들어가기는 시기가 늦었다"며 "신상우 KBO 총재와 상의해 농협과 같은 결과가 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도저도 안될 경우는 프로야구판의 전면적인 개혁이다. 8개 구단 사장단 모임인 이사회를 통해 연고지 및 지역문제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어떻게든 8개 구단으로 시즌을 진행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 매각이 안 되면 7개 구단으로 시즌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던 하 총장은 이날 "반드시 8개 구단으로 꾸려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농협의 인수 포기 선언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된 현대 유니콘스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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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19 [17: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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