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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한국 현대사의 급소’ 찾아 나들이 나서
내달 4일 강남 교보타워에서 ‘좌우통합 위한 한국현대사’ 강연회 열어
 
취재부
왕성한 글쓰기에 비해 대외활동이 전무하다시피한 강준만 교수(전북대 신문방송학)가 오래만에 대중앞에서 공개 강연회를 갖는다. 최근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펴낸 강 교수가 직접 강남에서 강연회를 연다는 점에서 눈길을 더 끈다.
 
강 교수는 내달 4일 강남 교보타워에서 ‘좌우 통합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급소’라는 주제로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 전 18권 출간에 따른 의의와 한국의 ‘좌우 통합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급소’라는 주제로 <한국 현대사 산책>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급소’가 좌우 통합에 있음을 역설하며, 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좌우 통합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급소
 
강 교수는 <한국 현대사 산책>을 통해 그 귀결점이라 할 한국 현대사의 ‘급소’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강 교수에 따르면 좌우(左右)는 명암(明暗)과 같다. 더불어 공존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지난 반세기는 자유, 정의, 인권 등이 통제당해왔기 때문에 좌우 갈등은 선악(善惡) 2분법 구도에 갇히게 되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에도 그 습속은 여전하다.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 비용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의 진원은 한국 현대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기도 하다.
 
이같은 관점에 따라 강 교수는 좌우통합을 위한 한국현대사의 급소 10개를 제시하고 있다.
 
 1. 축복과 저주는 분리 불가능하다: 우리는 동전의 양면관계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도 실제로는 그 양면이 분리 가능한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다. 이는 논의의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비전의 구상과 실현을 어렵게 만든다. 역사에서 전적으로 옳거나 전적으로 나쁜 것이란 없다는 전제를 받아들일 때에 좌우 대화도 가능해진다.
 
 2. 퇴출시킨 지정학,공간학을 다시 보자: 한국사회는 서양 이론만으론 규명할 수 없는 독특한 지정학,공간학적 영향을 받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팽창주의에 취약한 지정학적 위치와 동질적 고밀도 생활 조건은 미국 역사에서 프런티어의 의미에 필적할 만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이 낡고 한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3. 비동시성의 동시성이 갈등과 혼란의 주범이다: 한국사회에서 전근대,근대,탈근대의 공존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룩한 한국사회의 숙명이다. 게다가 압축성장, 문화지체, 역사지체 등으로 인해 갈등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4. 사대주의에 대한 이중성을 극복해야 한다: 반미주의자가 어린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되는 걸 어떻게 볼 것인가? 개인,가족 차원에선 정당화되는 일도 국가, 민족 차원에선 안되는가? 체면과 자존심은 오직 국가,민족의 몫인가?
 
 5. 높은 해외의존도가 진보를 어렵게 만든다: 미국 역사에서 프런티어가 사회주의 정당의 득세를 어렵게 했듯이, 한국에선 70%가 넘는 높은 해외의존도가 정치,경제 분리주의를 낳아 진보세력의 성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6. 기회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세력은 없다: 한국은 기회주의자 아닌 사람이 매우 드문 사회다. 역사적 굴곡이 심한데다 사회 변화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이다. 기회주의는 급격한 변화와 역동성의 산물이다. 기회주의의 본질은 유연성이다. 그 유연성은 기술,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는 데에 있어선 매우 소중한 덕목이다.
 
 7. 지도자 추종은 한국인의 유전자다: 한국사회는 사회문화적 동질성과 고밀도 생활구조로 인해 쏠림이 매우 강하며, 이는 지도자 추종주의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도자의 리더십보다는 사회구조와 민중을 강조하는 서양 좌파 역사관은 한국을 설명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8. 출세주의와 분열주의는 일란성 쌍둥이다: 한국의 오랜 입신양명 문화는 공직을 출세로 여기게 만들었으며, 이는 좌우(左右), 진보,보수를 초월하는 한국형 게임의 법칙이다. 아무리 개혁을 외쳐도 자기가 중심이 되고 자기가 빛이 나야만 하는 걸 조건으로 내거는 개혁세력의 고질병 때문에 늘 분열이 개혁을 잡아먹는다.
 
 9. 경제는 자주 악마와 손을 잡는다: 자유, 정의, 인권이 경제의 번영을 가져오는가? 세계적인 경제대국들중 과거 제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없는 나라가 있는가? 이른바 박정희 논쟁은 이 물음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10. 한국은 각개약진 공화국이다: 공적 불신, 사적 신뢰를 근간으로 삼는 각개약진 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발전을 이뤄낸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모든 문제를 개인과 가족 단위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피곤하고 살벌할 수밖에 없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한국인의 숙명이다.
 
강교수는 위에서 지적한 10가지 급소는 좌우통합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도발적 쟁점들이며, 이 쟁점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가장 요청되는 것은 땅에 발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의 갈등을 필요 이상으로 악화시키는 최대 요인 중의 하나는 맥시멀리즘(최대주의)을 꼽고 있다. 맥시멀리즘의 좌우명은 큰 것이 아름답다는 것인데, 이는 한국사회에 팽배해 있는 거대담론증과도 통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안재홍이 조선의 운동은 걸핏하면 최대형의 의도와 최전선적 논리에 집착해 과정적 기획정책을 소홀히 한다고 비판한 건 1931년이었는데,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습속은 여전하다고 한다.
 
강 교수는 한국 현대사 탐구를 통해 그런 습속을 극복하면서 좌우통합을 위한 대장정에 나설 것을 제안하고 있다.
 
1인 저널룩 <인물과 사상>을 통해 한국 사회의 차별의식과 지역감정 조장을 폭로하며 언론개혁의 전사로, 두 번의 대선에서 큰 역할을 한 강 교수는 한때 절망적인 정치적 상황으로 절필까지 선언했지만, 전라도 지역차별에서 가장 최근의 ‘강남’까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에 다가선 것으로 보이며, 이제는 그 핵심인 ‘좌우통합’의 전도사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의 20여 년에 걸친 연구와 모색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현대사 산책에 대하여
 
총 18권, 2만 장이 넘는 원고지에 1945년부터 1999년까지 55년의 역사를 촘촘히 담아낸 º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는 정치경제사회는 물론 대중문화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정오의 종로 풍경에서 1999년 스타벅스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현대 한국인들이 맞닥뜨려야 했던 삶과 역사의 무대를 고스란히 되살려내고 있다.
 
1940년대편(2권) 8?15 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1950년대편(3권) 6?25 전쟁에서 4.19 전야까지
1960년대편(3권) 4.19 혁명에서 3선 개헌까지
1970년대편(3권) 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
1980년대편(4권)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1990년대편(3권) 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강준만 교수 프로필
 
강준만 교수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부당한 차별과 성역과 금기에 도전했고 한국 비평문화의 새장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탁월한 사회비평가이다. 그는 전문영역과 교양영역, 학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학문신비주의에 갇혀 있는 지식을 대중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0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조지아대 신문방송학과 졸업(석사)
1988년 미국 위스콘신대 신문방송학과 졸업(박사)
1999년부터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주요 저서
 
한국 현대사 산책 (전 18권)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신간)
한국인코드
대중문화의 겉과 속 1,2,3
한국인을 위한 교양 사전
이건희 시대 외 다수
 
최근 약력
 
2005년 한겨레 주최 '송건호 언론상' 수상
2006년 KBS1 <TV, 책을 말하다> 출연 (저서 '한국 현대사 산책' 토론)

기사입력: 2006/10/30 [13:5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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