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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체제'로 한발 더 다가선 일본
유사법제 3개 법안 통과, '미일 군사협력지침' 구체화
 
지오리포트
일본의 유사법제 3개 법안 6일에 가결
일본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일인 6일, 이른바 유사법제 관련 3개 법안을 일본 참의원(상원에 해당됨)에서 통과시켰다.


▲ 일본의 참의원 유사법제특별위원회에서
후쿠다 관방장관이 유사법제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www.asahi.com
이번에 참의원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은 (1)무력공격사태대처 법안, (2)자위대법 개정안, (3)안전보장회의설치법 개정안 등 3가지 법안.

‘무력공격사태대처 법안’은 외국으로부터 무력공격에 대처하는 기본 이념과 방법을 정한 것이며, ‘자위대법 개정안’은 유사시 자위대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며, ‘안전보장회의 설치법 개정안’은 유사시 정부의 대응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6일 오전 참의원 본회의에서는 보턴을 누르는 방식으로 표결을 실시 자민당 등 집권 연립 3당과 민주당, 자유당이 가세하여 90%에 가까운 찬성표를 얻어 유사법제 3개 법안을 가결했다.

한편, 5일 참의원 유사법제특별위원회에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좀더 빨리 해야 할 문제였다. 여야의 합의로 안전 보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성과를 강조했지만, 질의와 토론에 나선 공산당과 사민당은 국민보호법제의 미비와 미국의 ‘선제공격’ 정책에 말려들어갈 위험성을 지적했으며, 사민당의 덴 히데오(田英夫) 씨는 “유사법제는 헌법의 이념에 반한다”고 반대했다. 표결에서도 공산당과 사민당을 반대표를 던졌다.

‘일본 국민을 동원해서 전쟁체제 만들기’

‘유사법제’ 3개 법안의 통과에 대해서는 일본의 야당과 시민단체뿐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에서도 반대해왔다. 동북아시아 안보질서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부와 여당은 이 법안들이 통과하면 2년 안에 국민보호법 등 세부적인 내용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며, 이런 법들은 바탕으로 ‘위기상황시’ 일본의 총리는 자위대 출동을 명령할 수 있게 되며, 또한 ‘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국민의 각종 권리를 제한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유사법제 3개법안은 본격적으로 전쟁을 준비하는 길을 트는 법안. 잘 알려져 있듯이 군대를 두거나 전쟁을 금지하는 일본헌법 9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유사법제 3개법안의 폐기를 요구하는 결의에서 “유사법제 3개법안은 무력 또는 군사력의 행사를 허용하기 위해 강력한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하는 수권법이며,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할 우려, 평화원칙을 처촉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총동원체제로 향하는 길을 닦는 중대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의 시민사회와 종교단체, 학계에서는 유사법제를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 2002년 10월 23일, 유사법제 관련 3개 법안의 폐지를
요구하며, 전국에서 모인 900여 명의 변호사들이
도쿄의 변호사회관 앞에서 국회까지 행진했다.
사진출처: http://www.stop-yuji.jp
지난 4일 참의원 유사법제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일본 공산당의 요시오카 요시노리(吉岡吉典) 의원은 유사법제 3개 법안에 대한 질의를 통해,“일본의 전쟁체제를 정돈하려는 것이다”라고 비판하면서, 유사법제는 주변사태법과 함께, 1966년의 ‘미일안보 공동선언’이라는 신가이드 라인(미일 군사협력지침)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미일안보체제는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에서 “아시아 태평양의 안보”까지 포괄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자위대가 미군 협력을 진행하게 되면, “자위대의 활동 범위에 제한이 없게 된다”는 것.

또한 이시자키 마나부(石埼學, 아세아대학 법학부 조교수)는 지난 3일 일본 참의원 유사법제특별위원회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한 사람의 헌법 학자로서


유사법제의 논의를 하기 이전에 과연 지금의 정치가 입헌정치의 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테러특조법(テロ特措法)에 의거해 인도양에 파견된 자위대의 함정이 이라크전쟁에 참가한 함선에 급유하고 있습니다. 자위대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마음대로 행동했습니다. 자위대를 억제 할 수 없는 정부와 국회가 과연 무력공격사태가 일어났을 때에 법률이나 헌법을 지켜 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요.

또한 고이즈미 총리는 당위원회에서 “자위대는 군대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자위대를 군대라고 부르지는 않았으며, 자위권 행사를 위한 최소 한도의 ‘무력’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총리는 과거의 정부 답변을 감안한 다음 ‘군대’라고 말한 것이라면, 그것은 현재까지의 안전보장정책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것을 근거로 해서 유사법제의 논의를 진행시켜야 합니다.

유사법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국가에는 국민의 자유와 안전, 재산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만, 한편 국가는 헌법이나 법률을 무시해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라고 하는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본국 헌법의 위기, 입헌정치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여당 의원이 바라는 ‘보통 국가(普通の国家)’로서의 입헌정치가 지금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유사(有事)라고 하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요. 정부는 주변사태법을 만들어 주변사태에 개입하는 미군의 후방을 지원한다고 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테러특조법도 위반한 자위대가 아직껏 인도양에 파견되어 있습니다. 이 자위대를 철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험은 줄어들 것 입니다.

리스크를 크게 하는 안보 정책을 취하면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유사법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위험 운전을 하면서 높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유사3 법안의 성립 후에 정비되는 ‘국민보호법제’에 대해서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시부터 일본 사회를 전쟁 분위기로 바꾸어 버리는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재해 훈련을 지휘하는 것은 소방서나 경찰서입니다만, 무력 공격 사태에 대비한 훈련이면 자위관(自衛官)이 지휘하게 되면서 일상생활이 전쟁 분위기로 휩쓸려 들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1968년생으로, 일본국 헌법 아래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저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받아들여 평화적인 환경을 만들어나가면서 생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전쟁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사 관련 3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한 사람의 헌법 학자로서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여기에 협력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른 한편, 6월 5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이번 국회에서 제출할 예정인 ‘이라크 부흥지원 특별조치법’의 원안 내용이 밝혀졌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438호(이라크에 대한 부흥 지원을 요구한 결의)를 바탕으로 일본 자위대가 이라크에서 미군과 영국군의 후방을 지원하고, 이라크 부흥 지원 물자를 수송하고,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었을 경우 이를 처리한다는 3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사법제 3개법안의 통과, 그리고 ‘이라크 부흥지원 특별조치법’에 따라 일본 자위대의 ‘공식적인 해외파병’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일본의 안보방위 정책의 일대 전환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안보 질서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금 전쟁을 향하여 한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

* 본문은 본지와 기사제휴 협약을 맺은 "지구촌을 여는 인터넷 신문" 지오리포트 http://georeport.net/ 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 필자는 지오리포트의 안찬수기자입니다.

기사입력: 2003/06/15 [21:0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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