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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존'의 춤을 춘, 김근태가 옳다
[논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김 의장의 다음 행보를 기대함
 
이태경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김근태 의장의 방북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김 의장의 이번 방북은 미국이 남북경협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데다가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의 수구언론들이 김 의장의 방북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이루어진 것이라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 조차 김 의장의 개성 공단 행을 만류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하니 김 의장의 방북이 얼마나 어렵게 이루어졌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김 의장이 대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성공단을 방문한 것은 미국 정부와 한국 내의 대북 강경론자들 사이에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남북경협 및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한 요구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대세를 형성하고 이에 따라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고강도 대북제재가 머잖아 강행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된다면 남북 간의 신뢰마저 깨어져 한반도 내의 위기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리라는 것이 김 의장의 인식인 셈이다.

이 같은 김 의장의 인식은 개성공단 창립 2주년 축사와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으로도 확인된다. 그는 개성공단 창립 2주년 축사와 기자간담회에서 "개성공업지구 사업과 금강산 관광은 민족평화와 공동번영을 떠받치는 두개의 튼튼한 기둥"이라며 "두 사업이 흔들리면 대북 제재만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제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당은 국민과 더불어 두 사업을 지켜낼 것임을 약속한다"고 발언했다 한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이후 한반도 내에서의 긴장은 계속 상승해 왔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를 위시한 각종 대북제제를 천명하고 있고 대한민국 내에서도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도 이에 질세라 강경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엄혹한 상황 아래에서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을 지속하는 것이 남북 간 신뢰구축과 사태 악화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행동에 옮긴 김근태 의장의 결단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 사업이 갖는 정치적, 군사적 함의(含意)를 생각해 보면 이 같은 평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 의장의 방북은 당 안팎의 격렬한 반대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을 무릅쓰고 단행한 것이라 더욱 값지다. 어쩌면 대권주자로서의 생명이 위협당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승적 차원에서 개성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북핵사태에 대해 정치적 이해득실을 헤아리면서 보신에 급급한 한나라당의 이른바 빅3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물론 김 의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고 해서 미국정부와 대한민국 내 보수세력의 개성공단 사업 철수 및 금강산 관광 중단 요구가 멈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집권 여당의 대표가 직접 개성공단을 방문해 남북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역설한 것은 큰 상징성을 갖는다.

그러나 김 의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마냥 덕담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축사 도중 "2차 핵실험은 절대로 안 된다"고 발언하며 북한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북한 측에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결국 김 의장은 개성공단을 방문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한 것이다.

김근태 의장에게 거는 기대

기실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이후 정부와 여당 내에서 급속히 세를 얻어가던 대북 강경론을 조기에 잠재운 사람이 다름 아닌 김근태 의장이다.

‘북한 핵 사태’에 대한 김 의장의 인식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직후인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가진 조찬 회동에서 그 대강이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북미간 직접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돼서는 안 되고 포용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특히 북핵실험에 대해 무력이 동반된 제재보다는 남북총리급회담 같은 것을 제안해서 새로운 대화채널을 가동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 사태의 근본적 해결책이 북미간 대화를 통한 일괄타결-미국은 북한과 국교정상화, 북한은 핵 개발 포기-뿐 이라는 점, 북미간 대화를 통한 북핵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미국과 북한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점,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대한민국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의 계속적 진행은 이를 담보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북핵사태의 해법에 관한 김 의장의 위와 같은 인식은 매우 적확하다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PSI 참여확대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군사적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의사를 확실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과 수구언론 등에서 군사적 맹동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이러한 김 의장의 확고한 입장표명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렇듯 김근태 의장은 한반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선 지금 집권여당의 수장으로서 다부지게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그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북한 핵 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상황은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북핵사태는 아직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핵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쥔 미국은 조금의 입장변화도 없이 북한의 양보만 강요하고 있다. 북한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한편으로는 사태 해결의 기미가 미약하게나마 보이는 듯도 하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의 이런 입장 변화가 북핵 사태 해결의 단초는 아닐까?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 길을 걷는 와중에 숱한 어려움들이 닥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북 무력행동이나 경제제재가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북미 및 남북, 남미(南美) 사이의 대화와 양보뿐이다. 물론 중국을 위시한 주변국-러시아, 일본-의 도움도 필요하다.

대선 후보들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과 대화하며 남한 내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는 과연 누구일까? 북한 핵 실험 이후 대선후보들이 보인 행보를 감안할 때 김근태 의장이 그에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적어도 북핵사태 해결에 관한 한 김근태 의장은 더 이상 ‘고뇌하는 햄릿’이 아니다. 김 의장은 북핵 사태를 처리하면서 국가 지도자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통찰력과 과단성을 몸소 보여주었다.

북한 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정착, 더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구축을 위한 김 의장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6/10/22 [14:1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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