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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보부, 71년 무고한 여성 2명 성고문"
국정원 과거사 정리위원회, 김익환씨 일가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
 
김형노   기사입력  2006/08/18 [00:01]

지난 1971년 중앙정보부가 간첩수사과정에서 사촌간인 무고한 두 여성을 성고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원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들 여성은 무혐의로 풀려난 후 성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30년이 넘도록 정상생활을 못하는 등 가정관계가 해체돼 그 가족들이 오랜 세월 동안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실·화해위원회는 17일 오전 11시 광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70년대 전남 여천 섬마을의 김익환 씨 일가 인권침해사건의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개요는 지난 1971년 9월 20일쯤 전남 여천군 화정면 백야리 섬마을에 거주하던 당시 32세였던 강덕례 씨와 당시 26세였던 사촌 김정례 씨, 그리고 강 씨의 작은 아버지인 김익환 씨가 간첩사건 관련자로 중앙정보부 여수출장소로 연행되면서 시작됐다.
 
김 씨 일가는 6·25 당시 부역자인 이기선의 간첩활동 조사와 관련해 연계 혐의자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로부터 증거없이 모진 고문을 당했다.
 
특히, 진실·화해위원회 진상조사결과 강 씨와 김 씨 모두 수사관들에게 성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 일가는 모두 무혐의로 석방됐지만 사촌간인 이들 여성들은 성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에 따른 정상생활을 못하고 37년여 동안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 위원회가 지난해말 출범하면서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한 신청접수를 받기 시작하면서 강 여인의 아들인 김 모 씨가 아픈 자신 가족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위원회의 진상조사가 본격화 됐다.
 
현재까지 위원회가 조사결과 신청인들의 수사책임자로 고문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는 당시 여수 출장소장인 C모 소장은 국가정보원의 민원회 신문에 의해 실제로 동일 시기 중앙정보부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해 당시 중앙정보부 여수출장소 수사관들 신원이 "C00", "K00", "K수사관", "C수사관" 등 구체적으로 특정 지을 수 있는 단서들도 확보됐다.
 
간첩신고 제보자 황 모 씨가 중정 조사실로 사용됐던 여수시장관사에서 김 씨 일가 등 피해신청자들이 조사받는 것을 보았고, 김 씨가 구타 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해 연행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연행 조사과정에서 영장이나 동의없이 일주일간 불법 구금됐고, 조사기간 중 여성들에게 치욕적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고문방법 및 상시적 구타와 물고문을 비롯한 각종 고문을 자행한 사실도 피해자 진술로 드러나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가 정리 기본법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발생한 사망, 상해, 실종사건 그 밖의 인권침해 사건과 조작 의혹사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는 불법연행, 고문수사에 대한 주장을 비롯해 고문에 의한 후유증, 가족관계 해체, 섬마을 주민의 공동체 삶 파괴 등 인권 침해 결과의 중요성에 비춰 진실규명의 필요성이 더 한층 요청되는 사안으로써 조사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다음달까지 김익환 씨 일가의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진상조사결과를 공식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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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8/18 [00: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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