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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태만’ 김근태, 한미FTA 저지 승부걸어야
[시론] FTA 강행 노무현 제어 못하면 열린당도 망쳐, 진면목 보여줘야
 
홍정표

노무현 정권의 큰 잘못 중 하나가 우리에게 개혁에 대한 희망을 앗아간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노무현정권의 실정은 전체 개혁세력을 욕보이고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국민들은 이제 '개혁'의 '개'자만 나와도 기겁을 하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잘한 일이 아무 것도 없고, 갖은 추문으로 얼룩진 한나라당이 4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노무현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얼마나 뿌리깊은 가를 보여주는 좋은 보기이다.

다음 정권의 향배를 가를 차기 대선 후보주자들 가운데에서도 유력 후보들은 다 한나라당 소속들이나 그 성향의 사람이다.

고건 전 총리 정도가 얼핏 한나라당에 맞설 경쟁력 있는 후보로 거론되지만 고건 전 총리는 개혁세력을 대표할만한 아무런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최대현안인 양극화문제나 한미FTA 문제, 대북 문제 모든 면에서 한나라당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반한나라당의 대표주자로 각인되는 자체가 슬픈 일이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김근태가 지난 전당대회 때 반한나라당 양심세력 규합론을 펼치면서 작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그러나 반한나라당 세력이 모이면  무엇하는가. 거기에 담을 내용이 없는데. 껍질만 반한나라당이지 알맹이는 한나라당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뭘 어쩌자는 말이었던가. 그런 현실을 직시하고 김근태도 본인의 말이 쑥스러웠던지 슬며시 그 주장을 거두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대략적이나마 민주주의와 평화통일과 개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구도 다음 유력 대선주자로 생각치 않고 있다. 아직 정책에 의한 정당정치가 확립되지 못하고 뿌리깊은 지역주의와 이미지정치가 횡행하는 우리 정치 현실을 미루어 볼 때, 아무리 인물에 의한 정치풍토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그래도 상징성있는 인물이 나서야 정책정당의 바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인데, 국민들은 야속할 만치 보수색이 짙은 인사들에게 한결같은 지지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그런 선택은 그 원인을 따지기에 앞서 산적한 현안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불행한 일이다.

생각해보라. 지금 유력 대선후보들 중에서 누가 양극화에 신음하는 민중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들은 한결같이 박정희식 성장지상주의자들이다. 그것도 오리지날 박정희식이 아니고 그 보다 훨씬 고약한 세계화와 노동유연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신봉자들이란 말이다. 그들은 아마 노무현이 FTA에 광분하는 것을 너무도 즐겁게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겐 양극화에 고통받는 민중들의 생활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대북관은 또 어떠한가. 그들은 한결같이 국가보안법폐지에 반대하고 미국과의 무조건적인 관계 개선을 최우선시하며 대북강경책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산적한 우리 사회의 현안을 풀어갈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노무현처럼  자기들 지지자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까.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황된 예상이리라.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다음 정권은 완고한 보수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이다. 그렇다고 나라가 당장 절딴 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광주항쟁과 6월항쟁의 댓가로 취득한 우리들의 소중한 결실이 이토록 허망하게 역사의 반동 상태로 넘어가는 것이 어찌 안타깝지 않으랴.
 
아직 자신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중을 위하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전단계인 평화공존을 굳게 지키는 데 헌신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이렇게 움추려만 있지 말고 과감하게 전면에 나서기를 재촉해본다. 정치도 뭣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이렇게 귀중한 때 나서지 않고, 무엇을 그리 기다리면서 눈치만 보는지 모르겠다.
 
최근 KIEP(대외정책연구원)의 부실한 한미FTA 자료를 사비를 들여가면서 그것이 엉터리라는 것을 입증한 권영길 의원이 유독 돋보이는 현실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마땅히 그렇게 분투 노력해야한다. 정치인은 아무리 맘 속에 좋은 생각을 품고 있어도 그것을 가시화 못하면 말짱 헛일이다. 정치란 그 자체로  현실구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 당의장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강고한 수구에 대항하여 그래도 약간이나마 개혁적 대중성을 취득한 김근태가 무엇을 그리 재는지 한미FTA에 대해서도 노무현에게 그렇게 할 말을 못하는지, 그런 행동이 열린우리당을 살린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는 말이다.

지금은 열린우리당이 중요한 시점이 아니고, 우리나라 전체 정치 지형의 어지러움을 살필 때이다. 소동파의 말대로 여산 밖에 나와야 여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이니 부디 소의에 집착치 말고 대의를 헤아려주기 바란다.   

(보론)
현 여당과 청와대 이른바 당청관계에서 김근태의장이 노대통령에게 이용당하면서 말려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노무현은 김근태가 신사라는 것을 잘 압니다. 김근태가 어려운 지경에 있는 자신을 결코 공박하지 못하리라는 계산을 한 것이죠. 이번 개각 파문에서 김근태를 살짝 끌어들이면서 어영부영 전격처리한 솜씨는 아주 노련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각파문에서 전혀 반성의 기미를 안보이고 자신의 고집을 관철한, 정작 욕을 먹어야할 노무현은 비껴나고 엉뚱한 김근태만 당 안팎에서 시달렸습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자주 일어날 것입니다.
 
김근태는 이제 통합의 진정한 리더십이 무언지를 숙고해봐야 합니다. 노무현은 어떤 진언을 고해도 안통하는 인물입니다. 김근태의 신사도를 역으로 이용하는 스타일이죠. 그렇다면 김근태는 그간의 송양지공의 우유부단함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더우기 김근태는 다음 대선의 승리를 염두에 둔다고 분명히 공언했잖습니까. 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야 합니다. 노무현을 정치외적인 사적정실, 즉 인적으로 절대 믿고 교류해선 안되며, 역시 인간적으로 비판해선 안됩니다. 오직 정책의 잘못을 공적으로 비판하며 공론화해야 합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라 그에 대해 인격적 도리를 지키는 것과 그가 잘못한 정책을 엄중히 비판하는 것을 가리지 못하고, 사실상 부동산투기의 절대종범 강봉균 같은 이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당장엔 통합의 모양새가 그럴싸할지 모르나 그것은 김근태 자신을 죽이는 일입니다. 김근태 자신만 죽으면 괜찮지만 그나마 개혁의 상징적 인물의 몰락으로 인한 완전한 절망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제 때가 무르익었으니 노무현 개인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온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FTA협상을 일단 중단하게 해야 합니다. FTA사전 준비 기획을 열린우리당 차원에서 검토라도 해보고 그런 다음에 당정협의라는 형식으로 다시 추진하면 모를 일이되 이런 협상은 말이 안됩니다.
기사입력: 2006/07/12 [11:1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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