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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나쁘니까 애 낳지 마"…이주여성, 출산 제한
이주여성 절반이 무(無) 자녀…출산 자녀와 생이별 하기도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06/05/09 [20:00]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저출산율이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은 잘못된 편견때문에 시댁으로부터 출산 자유까지 제한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여성의전화에서 이주여성 상담을 맡고 있는 김성미경 부회장은 9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 인구여성정책팀이 이주여성 9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가 없는 경우가 전체 50.5%, 자녀 1명이 27.1%, 자녀 2명이 16.0%, 3명이 6.4%"라고 전했다.

김성 부회장은 "제3세계 이주여성들의 출산율이 마치 높을 것처럼 막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제3세계 여성에 대한 인종적 편견과 열악한 보육여건, 혼혈아동에 대한 차별 등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 여성보다 출산율이 더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성 부회장은 특히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제3세계 여성들이 머리가 나쁘다는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머리가 나쁘니까 애를 되도록 낳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시부모들도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남성의 국제결혼이 재혼일 경우 이전에 있던 아이들 보육을 위해 이주여성에게 아예 애를 낳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이 초혼일 경우에도 대를 잇기 위한 최소한의 자녀만을 낳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김성 부회장은 이어 "이주여성들은 대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남성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열악한 보육 여건과 교육비 부담 문제, 여기에 시부모의 인종적 편견, 전처에게 낳은 자녀 문제 등 가정 상황에 따른 출산 저지, 혼혈 아동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으로 스스로도 애를 많이 낳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애가 덜컥 들어설 경우 낙태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이주여성들은 애를 낳아 필리핀이나 베트남 현지 친정으로 보내 어린 시절 보육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데도 정부에서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마치 우리 사회 저출산의 대안적 도구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김성 부회장은 "이주 여성을 포함한 우리 사회 여성 전체의 출산, 보육 여건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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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09 [20: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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