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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전사’ 강금실 영입에 가려진 것
볼썽사나운 꼴볼견 영입정치, 승리제일주의 빠진 열린당은 먹튀정당?
 
서태영
한 두 달 여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선거철이다. 주인 된 김에 대받는다. 우리 한나라당 맘에 안 든다. 유행말로 비호감이다. 주인 뜻 따르지 않는 종들의 정치는 실큼하다.
 
상식과 원칙을 개무시하는 두 개의 정당이 적대적 공생 관계를 꾀하니 정치는 개차반 신세다.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예비경선은 묵사발 났다. 피맺힌 싸움 끝에 이뤄낸 정치개혁 성과물마저 땡처리 하려나?

후보 영입 경쟁에 올인하는 꼴볼견 정치가 재발했다. 이런 정치 풍토는 민주주의의 시계 바늘을 십년 전으로 되돌려놓는다. 10여 년 전 이 땅의 정치학도들은 정치인 영입에 대해  한국정치 꼴볼견 10걸 안에 꼽았다.

'각 정당의 무원칙한 영입 경쟁'은 6번째 꼴불견 정치행태로 꼽혔다. 응답자의 34.7%(1백22명)가 이를 원칙 없는 정략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정치인은 국민의 단순한 대리인이 아니라 대표이기에 어느 정도 운신의 자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무분별한 영입은 그를 뽑아준 국민의 선택권을 근본에서부터 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강문 기자, 「한국정치 '꼴불견 10'」,『한겨레21』, 1997년10월16일자>

그때 '민주주의적 정당정치라는 원론적 입장에서 학점을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깝게 'D'학점을 준 그때 그 정치학도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원칙한 영입 경쟁이란 단서가 붙었지만, 그들은 후보나 정당이 내세우는 각종 구호나 표를 얻기 위해 벌이는 선거전략 따위가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생각했다.

10년 정치했으면 선거철 앞두고 영입 경쟁 일삼는 추태는 종식되어야 하는데, 새정치하겠다던 우리당도 천막당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나라당도 헌정치로 굴러먹었다.

소수당도 아니고 거대 여야가 보여주는 영입 경쟁은 추레하다. 당풍당색을 대표하는 인물을 후보자로 뽑는 것이 정상의 정치다. 당과 후보자의 이미지에 혼선이 가도록 유권자의 눈을 현혹시키는 일은 꼼수정치다. 이길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당을 통째로 빌려주는, 이른바 영구임대정치 판을 여의도에 펼친 것이 아니고 뭔가. 승리제일주의의 속물근성이 낳은 패착이다.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모양이다. 강금실 효과에 쫄아 든 한나라당에도 영입론이 고개 들 조짐이 보인다. 강금실 따라잡기를 위해 영입에 뛰어들 태세다. 영입 경쟁에는 여야, 소장파 노장파가 따로또같이 놀고 있다. 여야공조체제다.

그러나 영입 정치의 후환은 달콤 쌉싸름하다. 보라!  '빛의 전사' 강금실 예비후보자의 출마 과정에도 과두정치의 그늘은 깊다. 

당지도부의 강금실 모시기로 현대자동차 회장 출신의 이계안 의원은 민주주의자라고 행세해온 사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열린우리당의 실상은 세계를 무대로 살아온 세계경영인에게도 무척 문턱 높은 정당이었다. 참으로 기괴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것들이 아리까리해졌다. 독점대기업 출신의 최고경영자는 국민경선을 요구하고, 외려 민주화 운동했다고 명함 들고 다니는 자들은 '추대'에 매달리는 아주 얄궂은 혼조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강금실 전 장관은 헌정치의 몸통이 된 기득권 정치세력들과 공조해서 정치에 입문했다. 서울의 경계를 넘기 전에 과정의 허물이 부메랑이 되어, 그가 정치에 나선 동기를 옥죄지 않을까? 국민경선제의 지적재산권이 김근태 소유라는 말씀도 못미덥다. 정동영도 김근태도 아닌 대기업 시이오 계급장 막 떼낸 정치 풋내기 이계안이 국민경선제의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는 정치 오늘에 대한 집단의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

우승 지상주의, 승리 제일주의가 팽배했던 시절, 전국 소년체전에 여드름이 듬성듬성 난 15∼16세 중학생을 12∼13세 초등학생으로 호적을 바꿔 출전시켜 우승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을 도와 한국축구를 4강 대열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의 회고담이다. 그렇게 해서 커온 한국축구는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영입 경쟁으로 치닫는 한국정치판은 언제 정치4강을 이루나. 강금실이 나서도 정치의 새날새봄은 아직 안 보인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6/04/06 [16:43]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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