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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2기 안보전략, 강도높은 대북 적대정책
[분석] 3.16 미국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 정교하고 강도높은 대북적대책
 
류옥진   기사입력  2006/04/03 [17:40]
지난 3월 16일, 미국은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를 발표하였다. NSS는 미 행정부의 글로벌 국가안보 전략으로, 미 행정부의 향후 안보 및 대외정책의 기본방침을 제시하는 기준을 담은 문서이다.

다시 말해 미국민 보호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의하고, 주요 국가 안보 관심사가 무엇이며 미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담은 것으로, 미 국방부가 4년마다 발표하는 국방전략보고서(QDR)의 상위개념에 해당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을 앞두고, 특히 6자회담 개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특히 2002년 부시독트린이라 불리는 선제공격전략에 대한 내외의 항의와 규탄으로 위기에 직면한 부시행정부의 처지를 보았을 때, 이번 보고서에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 또한 없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2기 행정부의 생각이 담긴 이번 NSS는 미국의 외교·군사·경제적 힘을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에 대한 행정부의 생각이 총 11개장으로 구성되어 담겨 있으며, 9·11이후 지금까지 추구해온 안보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이론화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 북한을 '폭정국가'로 지목 선제공격전략 재천명

이번 NSS가 지난 보고서와 다른 지점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북한을 이란, 시리아, 쿠바, 벨로루시, 미얀마, 짐바브웨 등과 함께 7개의 '폭정 국가'로 지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선제공격전략을 재 천명한 것이다.

물론 부시행정부는 이란을 '미국의 최대 도전' 국가로 지적하였고, 북한에 대해서는 '심각한 핵확산 도전' 나라로 지목함으로써 표현의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이런 표현의 차이가 미국으로부터 오는 위험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답은 명백히 '아니오', '그렇지 않다'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미국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해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주장했지만, 북한을 폭정국가로 지목하고, 폭정의 종식을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폭정의 종식 목표와 관련하여 "어떠한 폭군의 지배도 다른 나라의 지원이나 최소한의 용인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폭정 종식을 위해 우리는 자유세계의 집단 분노를 규합하고 폭군들이 세계 안보에 제기하는 위협들에 대한 집단행동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서 그 위험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북한에 대해 "국제적인 의무를 위반하면서 소형 핵무기와 불법적인 핵프로그램을 내세우며 동북아 지역을 계속 불안하게 하고 국제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거나 "오랫동안 표리부동하고 부정적인 협상이라는 가망 없는 기록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로부터 WMD(대량살상무기)를 가진 적들이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저지하기 위해 미국은 필요하다면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차원에서 핵선제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서 그 위험성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은 그동안 핵, 미사일, 재래식 무기, 인권 등 대북 4대과제로 여겨온 것에 대해 더욱 광범위한 우려를 제기하는 동시에 '위폐, 마약 기타 불법활동 관여'라는 5항을 추가한데서 다방변적인 대북압박과 제재를 실시할 것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북한은 달러화를 위조하고, 마약을 거래하는 등 불법활동에 관여하고 있으며 군사력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미사일로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짐승처럼 다루고 굶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 정권은 이런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의 국가·경제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을 밝히고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변함 없어 "외교적 해결"은 수사적 표현일 뿐

이상과 같이 북한에 대해 적시하고 있는 NSS를 살펴보면, 현재 미국의 부시 2기 행정부의 생각과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다소나마 파악이 가능하다.

우선,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시각은 2002년 악의 축을 시작으로, 무법정권, 가장 위험한 세력, 폭정의 전초기지에 이어 지금의 폭정국가까지 변함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니 변화는 커녕 더욱더 적대적인 국가로 확대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선제공격을 통한 대북핵전쟁 책동의 위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미국의 힘의 정책과 부시독트린에 대한 세계의 비난에 맞서 미국은 변환외교를 주장하며,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수사적 표현일 뿐이다.

미국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그 필요성은 여전히 똑같다"며, "비록 적의 공격 시간과 장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할지라도 우린 오랜 자위의 원칙에 따라 적의 공격 전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제공격전략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로부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민족 공멸을 불러일으키는 핵전쟁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셋째,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을 비롯한 고립압살, 봉쇄를 위한 다방면적이고 무차별적인 시도를 벌이고 있다.

현재 미국이 북한에 대해 벌이는 갖가지 소동은 지난 시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북한에 대한 각종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침략의 빌미를 얻고자 할 뿐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주권존중과 평화공존을 약속했지만, 빈말에 불과했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5가지 항목에 대한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시도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고,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을 빌미로 내정간섭과 체제전복을 시도하기 위해 ▲ 인권남용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 전제국가의 개혁운동가들을 상대로 한 백악관 고위급 회담 ▲ 대외원조를 잣대로 선거와 시민사회 지원 ▲ 압제국가에 대한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데서 6자회담의 앞날에 많은 난관과 시련은 물론 북미간의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예고해주고 있다.

NSS는 결론에서 "국가안보전략은 목표에서는 이상주의적이지만 수단에서는 현실주의적이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자주와 평화, 친선의 세계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미국의 오만무례하고 독선적이며 일방적인 힘의 정책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허용할 때 차려지는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미국과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지금, 현 시기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더욱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다. 

눈앞에 박두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기를 해소하고 민족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전민족적인 반미반전평화애국운동이 절박하게 제기하고 있으며 강력히 전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동족과의 대결로 내몰고 있는 외세공조를 민족자주공조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미군재배치를 저지시키고 주한미군철수 운동을 더욱 대중적으로 펼칠 것과 함께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는 북한에 대한 모략소동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 글쓴이는 한국민권연구소 (www.minkwon.org) 상임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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