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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대선 최고 엽기코메디 감상법
노무현 당선만이 정몽준 응징의 길이다
 
변희재   기사입력  2002/12/19 [05:28]
{IMAGE1_LEFT}현재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몽준 후보와의 공조를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알려져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몽준 후보와의 공조는 정몽준과의 약속이 아니라 후보단일화를 열망한 국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혁적 유권자의 입장은 다르다. 유권자들은 곧 국민이고 약속을 받은 당사자이므로 언제든지 정몽준에 대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스스로 해주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길이고, 개혁세력의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며, 승리했을 때 개혁의 속도를 붙일 수 있는 방법이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공조 여부와 상관없이, 그리고 대선의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앞으로 이 둘의 공조를 파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글을 쓸 작정이다. 투표일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지지를 철회한다는 것은 엽기 코미디가 판친 2002 대선의 최고의 엽기라 할 수 있다. 나는 연합속보를 보고도 알바들의 장난이라 믿었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노-정 단일화는 타협에 의한 단일화가 아니었다. 반드시 수구세력을 이겨달라는 국민적 압력을 두 후보가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정몽준 대표와 걸어온 길이 다른 노무현 후보로서는 후보단일화는 곧 플레이이오프였다. 이른바 정몽준을 이기고 이회창을 이기겠다는 각개격파론이다. 그럼 다른 것 신경쓰지 말고 그대로 각개격파하면 그만이다.

대선이 끝나면 정몽준과의 공조는 파기되어야 한다. 개혁적 유권자들을 이런 식으로 모독한 자와 계속해서 손을 잡고 있으면 개혁이고 뭐고 아무 것도 안 된다.

정몽준 대표의 행태는 이인제의 연속적인 경선불복보다 죄질이 훨씬 안 좋다. 번복을 할 바에야 일찌감치 번복해서 정리했어야 했다.

또한 정몽준의 단일화 불복에는 유권자들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정몽준이 한국 정치의 발전에 기여한 것이 뭐가 있었던가? 오직 이미지 하나로 정통 개혁세력의 유일한 후보의 지지율을 능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뒤에서 장사치 수준의 술책을 펼치고, 심사가 뒤틀렸다고 판을 깨버릴 정도의 인물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쩔 뻔 했는가? 이런 자세로 대북협상에 나섰다간 전쟁이라도 벌어졌을 것이다. 더구나 오늘의 지지철회 결정은 당직자들과의 회의를 거친 것도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현대가와 축구협회에서 하던 '제왕적 철권통치'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이미지 하나로 정당한 검증절차를 최소화하여 컨닝의 방식으로 후보 자리를 빼앗고, 권력을 나누려는 재벌가의 아들을 다시는 정치판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심판하는 일만 남았다. 또한 지지철회 선언을 주도했다고 알려진 국민통합21의 소수의 강경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을 응징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노무현의 당선이라는 점도 잊지 않기 바란다. 정몽준이 노린 것이 노무현의 낙선이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민석이 개입되어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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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2/19 [05:2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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