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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몽사모가 직접 검증하라
정몽준으로 개혁정치 가능한가?ba.info/css.html'>
 
변희재   기사입력  2002/11/22 [15:31]
{IMAGE1_RIGHT}'몽사모, 그들의 꿈은 이루어지는가?' 라는 글을 처음으로 정치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한지 이제 2개월 정도 지났다. 그 짧은 2개월 간에 너무나 많은 정치적 변화가 몰아쳐왔고 이제 노풍과 정풍의 주인공들이 후보단일화의 초읽기를 앞두고 있다.

<몽사모, 그들의 꿈은 이루어지는가?>라는 글을 쓰면서 꽤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몽준 지지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글에서 나는 당시 정몽준의 지지자들은 충분히 정몽준을 지지할 만한 이유가가 있다는 평가만 내려주었을 뿐이다.

당시만 해도 도대체 정몽준이라는 인간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지 감조차 잡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지지자들의 지지 이유를 분석해 정몽준의 실체에 접근해보자는 고려도 있었다.

" 저는 이회창, 노무현 후보를 존경합니다.
그러나, 저 역시 그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 던지는 정몽준 후보의 이 말이 참 가슴에 따뜻하게 맺히는 것 같았습니다

자, 위의 한 몽사모 회원의 글이야말로 2개월 전 정몽준 지지율이 30% 이상을 윗돌 수 있었던 비결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신공격을 하지 않고 상대 후보를 존중하며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그의 이미지가 그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먹혀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몽측의 정치적 입장이 거의 다 드러난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정몽준 검증에 착수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가 한다. 특히 정몽준과 함께 꿈을 이루려는 몽사모 및 그의 지지자들은 과연 그의 이미지와 그의 현실 정치가 어울릴 수 있는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1. 철새들을 끌어모으려는 정몽준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해보겠다는 정몽준 후보지만 그의 주변에 깨끗한 정치인은 드물다. 현대 가신들, 구 여권 퇴물들, 민주당 철새들, 더구나 철새 중에서도 가장 죄질이 안 좋은 철새들인 후단협 사람들, 또한 생존능력 하나만큼은 역대 최강인 김종필의 자민련 등 어느 세력 하나 새로운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로 캠프가 북적거린다.

설마 이들이 깨끗한 정치를 위해 정몽준 캠프로 몰려든다고 생각하는가? 더구나 만약 정몽준의 집권시 내각이 어떻게 꾸려질지는 이미 안 봐도 뻔하지 않은가? 민주당의 김영환 의원이 주장하듯 정몽준은 세력이 없으니 집권하면 개혁세력이 채워주면 된다는 생각은 뜻은 가상하나 현실을 외면하는 발상이다.

이미 정몽준 캠프는 채워질 만큼 채워졌다. 김민석이 중심권력을 잡고 있는 한 민주당 내의 개혁세력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며, 권력 따라 움직이는 한나라 철새들의 대이동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 정몽준의 무색무취는 개혁세력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철새들이 놀기 딱 좋은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보라, 국무총리 김종필, 외무부장관 김민석,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배 등등의 내각 인물들을. 현재의 정몽준 쪽의 인맥풀의 성격 면면을 봤을 때 새로운 정치판이 짜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2. 장사꾼은 개혁을 해낼 수 없다

"저도 25년 넘게 정치를 하면서 협상이라는 협상은 다 했지만 정말 참기 어려운…. 국민이 정말 원하니까... 하루에도 여러번씩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

25년 정치하며 온갖 험한 꼴을 다 겪은 민주당 김원기 고문의 말이다. 이번 단일화 협상 과정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봤다면 아무리 양 쪽에서 다른 말이 나와도 대충 큰 그림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하자마자 다음날 언론유출을 빌미로 협상 전체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시도했고, 문항 문구를 바꾸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만약 불리한 결과가 나올시 불복할 수 있는 조항까지 첨가했다.

아무리 협상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 해도 이것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불만이 민주당 내에서 터져나올 만하다.

장사꾼과 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1000원에 타협이 안 되면 900원에 타협하는 것이 장사꾼이라면 대의를 위해서라면 설사 500원이 되더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다. 더구나 한번 협상이 된 것을 불리하다고 되돌리는 것은 정치인은 물론 장사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것은 이번 단일화 협상에 대한 불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정몽준이 대통령에 되었을 때 이런 장사꾼의 마인드로 국가를 운영하려 했을 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의 개혁을 주도하는 정치인은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 특히 과감한 개혁일수록 국민 대다수의 욕을 먹게 되어있다. 예를 들면 의약분업 같은 개혁은 김대중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시행했어도 어차피 전국민들에게 욕을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옳다면 시행해야 것이 정치인의 의무이다. 언론개혁은 또 어떤가? 정권의 안위가 위태롭다 하더라도  그것이 옳다면 해야 하는 개혁이다.

이런 것들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장시꾼의 마인드로 해낼 수 있겠는가? 집권전 세상의 모든 개혁은 다해낼 것 같이 공언했던 김대중 대통령조차도 언론과 여론의 공격에 하나 둘씩 포기하며 이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준 후보가 지금 하는 일들을 보고 짐작하건데, 언론으로부터 몇 번 두들겨 맞아 지지율이 내려가면 중요한 개혁적 과제라 할지라도 바로 손 떼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김영삼 혹은 김대중 정권 이상 가는 엉거주춤 정권이 되버리는 셈이다.

몽사모 지지자의 지지 근거인 이회창과 노무현으로부터 모두 존경을 받고싶어하는 정치인은 멋은 있어보일 수 있으나 손에 피를 묻힐 수밖에 없는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런지 정치부 기자들 대상으로 대통령감에 적합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에서 정몽준 후보는 불과 3%의 지지율을 받았을 뿐이다.

이런 것들 말고도 정당의 운영방식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사관리 등 지난 2개월 간 정몽준 후보의 실체는 드러날 만큼 드러나고 있다.

정몽준 후보가 약속을 지킨다면 텔레비전 토론회가 조만간 열리게 될 것 같다. 정몽준 후보는 지금까지 단일화 협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린 적이 없었기에 단일화가 진행되는 지금이야말로 정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된다.

이미 정후보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노무현 지지자들보다는 아직까지 정몽준과 함께 꿈을 이루려는 그의 지지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정후보의 검증에 나서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노무현 후보는 각기 다른 성향의 지지자로부터 웬만한 검증절차는 다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후보 개인의 당선이 아니라 정후보와 함께 실현해나갈 꿈을 위해 그를 지지한다면 바로 지금이 그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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