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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눈물과 고문으로 점철된 삶, 시인 박정만
[20세기를 거쳐간 인물] '한수산 필화사건'으로 군사정권에 고문받아
 
두부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박정만 시인은 자신의 시 「종시(終詩)」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재정권의 가혹한 고문 때문에 일생을 고통스럽게 산 시인은 소멸하고 있었다. 우주 속으로!

김소월 이후 가장 한국적인 서정시의 맥을 잇고 있다고 평가되는 박정만은 노래를 좋아하고 눈물을 자주 흘렀다고 한다. 술만 마시면 동료 문인들 앞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래서 그는 낭만주의자로 불렸고, 술 먹고 시 쓰는 일을 반복했다.

▲ 박정만 시인은     ©
1981년 5월 29일 출판사 고려원으로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이 나타나 박정만을 끌고 갔다. 그가 간 곳은 빙고호텔, 일명 보안사 서빙고 분실이었다. 그때 중앙일보 간부 4명도 함께 끌려갔다. 이것이 그 유명한 ‘한수산 필화사건’이다. 이 사건은 박정만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당시 한수산은 중앙일보에 소설 ‘욕망의 거리’를 1980년 5월부터 연재하고 있었는데, 군사정권을 비하하는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 불똥은 엉뚱하게도 박정만에게 튄 것이었다. 그는 한수산의 동료 문인으로서 그를 몇 차례 만났을 뿐이었다. 3일 동안 중앙정보부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풀려낸 박정만은 약 2개월 동안 월악산에 칩거했다. 그 후 고문 후유증으로 병마에 시달렸다.

그는 죽기 위해, 고문의 후유증을 잊기 위해, 시를 쓰기 위해 매일 술을 들이켰다. 고통을 고통으로 이겨보려는 행위는 그를 점점 죽음의 문턱에 다가서게 했다. 하루 소주 두 병 이상을 마시며 시를 폭작(暴作)하기도 했는데, 그가 죽기 전 몇 달 동안 남긴 시가 300여 편으로 6권 분량의 시집이라고 한다. 술과 정신적 방황으로 전신이 황폐한 박정만은 결국 간경화로 화장실 변기 위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았다. 그의 죽음과 함께 잠실운동장에서는 88서울올림픽 성화가 꺼져가고 있었다.

시인 박정만은 1946년 전북 정읍에서 2남 4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1학년 때인 1968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으며, 1972년에는 문화공보부 문예작품 공모에 시와 동화가 당선되었다. 등단 이후 11년 만에 첫 시집 『잠자는 돌』을 펴냈고, 졸업 후에는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자 생활을 하면서 시를 썼다. 소설가 이윤기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전설과 진실」을 쓰기도 했고, 2005년에는 그의 사망 17주기를 맞아 『박정만 시전집』이 출간되었다.

기사입력: 2005/12/20 [15:2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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