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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몽사모의 꿈은 이루어지나?
정몽준 지지자들의 논리를 해부한다ba.info/test.html'>
 
변희재   기사입력  2002/10/11 [18:54]
정몽준 지지자들은 있다

월드컵 열기가 한창일 때 인터넷에서는 한국 축구의 성적에 따른 히딩크와 정몽준의 진로에 관련된 글이 화제가 되었다.
{IMAGE1_RIGHT}월드컵 4강 진출시:  히딩크는 정몽준과 함께 축구당을 만들어 정계에 진출한다. 정몽준은 대통령으로 나오고 당수는 히딩크가 된다. 물론 제 1당이 된다.

그때야 개그로 들어넘겼겠지만 한국축구가 기적적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되자 그 개그는 현실이 되었다. 정몽준은 민주당, 자민련, 한나라당 및 그 주변의 정치 자영업자들을 한데 묶어 통합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고 히딩크는 당수는 아니지만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여 정몽준을 측면에서 지원(?)해줄 모양이다. 더구나 만약 통합신당이 성공적으로 창당되어 정몽준이 대통령이라도 당선된다면 그의 당은 충분히 원내 제 1당으로 올라설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렇게 되면 히딩크가 그 당의 명예 총재가 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나?

월드컵 4강 이후 정몽준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대선에 뛰어들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과연 붉은 6월을 창조한 붉은 악마들이 정몽준 지지에 나설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정몽준 출마설이 한창 나돌기 시작했던 7월 15일의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3자 대결시 이회창 39.9%, 노무현 30.3%, 정몽준 23.8%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월드컵 이전의 정몽준의 지지율은 노풍의 영향으로 10%대에 머물고 있었으니 7월에 들어 크게 오른 것은 분명 월드컵 특수 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바로 20%대 전후, 즉 92년도의 정주영 + 박찬종, 97년도의 이인제가 얻은 제 3후보의 지지율 및 득표율이 정몽준의 최대치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즉 7월 15일 정몽준 의원이  받은 23.8%의 지지율이 그의 한계이며 붉은악마의 정몽준 지지는 이미 나올 만큼 다 나왔으니 더 이상 월드컵 특수가 표로 이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 뒤 9월 7일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시 이회창 30.2%, 정몽준 29.5%, 노무현 17.6%라는 결과에서 말해주듯 정몽준 의원은 이회창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오히려 노무현을 제 3후보로 내모는 역전에 성공했다. 월드컵 이후의 단 두 달만에 출마선언도 하지 않았고 뚜렷한 정치적 비전도 내걸지 않은 정몽준 의원이 제 1의 개혁진영의 후보(?)로 올라섰다는 말이다.

역대 대선에서 제 3후보의 지지율은 항상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정몽준 의원은 그러한 제 3후보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견고한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10월 7일의 경향신문의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도 이회창 33.1%, 정몽준 30.4%, 노무현 18.1 %의 결과가 나와 두 달 전의 지지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 대결이라면 정몽준 의원이 45.98%의 지지율을 얻어 그를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정몽준 의원이 45% 의 지지율을 받았다는 것은 유권자 두 명 중의 한 명은 정몽준을 지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별한 정치적 업적이 없는 정몽준 의원의 행적을 생각해 볼 때 두 명 중의 한 명이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그렇고 인터넷 네티즌들의 의견도 그렇듯이 정몽준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역시 바로 그의 색깔없음이다. 한나라당과도 손잡을 수 있고 민주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그의 정치관에서 볼 수 있듯이 도무지 정몽준이 대권을 잡았을 때 어떠한 정치를 해나갈 것인지 종잡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한나라당의 김만제 의원은 정몽준 의원을 가르켜 "대선을 반 장난삼아 나온 듯하다."는 말을 했겠는가?

그렇다면 정체를 알기 힘든 정몽준 의원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의 검증을 해볼 필요도 있겠다. 바로 정몽준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솔직히 이 방법도 쉬운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를 한다 할지라도 가장 단점이 적은 후보에 정몽준이 뽑힌 것, 정몽준 지지자의 48%가 정몽준의 정책을 보고 지지한다는 결과만이 나오는데 이것으로 어떻게 정몽준 의원의 성향을 알 수 있겠는가? 정몽준의 정책이 제대로 나오기나 했단 말인가?

나는 이회창 지지자들의 생각은 모른다. 한나라당 사이트를 들어가던지 아니면 포털 사이트의 정치 게시판에 들어가서 이회창 지지자들로 보이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글을 봤지만 그들의 글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김대중'이라는 단어가 훨씬 더 많이 보이더라. 그래서 요즘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면 "도대체 이회창의 주된 이미지가 뭘까요? 대쪽일까요?" 이렇게 많이 물어본다. 아직까지 그 누구로부터도 이회창의 이미지가 '대쪽'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물론 이회창 지지자들로부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회창의 정치적 성향을 모르겠다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만을 외치는 그의 지지자들의 성향 상 이회창의 정치적 행보에는 항상 김대중이 함께 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김대중 대통령의 만수무강을 가장 바라는 사람도 이회창 후보가 아닐까 한다.

반면 정몽준의 지지자들은 분명히 달랐다. 오늘 하루 동안 정몽준 의원의 팬클럽인 사이트 몽사모http://www.mongsamo.com 게시판에서 찾은 정몽준 의원의 지지자들의 생각은 정몽준 의원의 행보를 예측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최소한 몽사모 게시판에 정몽준 의원에 대한 조언이 담긴 글을 쓰는 네티즌들은 정몽준 의원의 견고한 지지자들일 것이다. 이들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흔히들 오해하듯 정치적 허무주의나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자들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몽사모의 네티즌들은 정치판을 읽을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정몽준 의원에 대한 기대 또한 매우 높아보였다. 초기의 노사모 네티즌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들의 지지 열의를 보건데 두달 가까이 3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지지율이 반드시 거품은 아닌 것 같다. 정몽준 지지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싸우지마라

정몽준 의원의 지지자들이 거의 한 몫소리로 외치는 말은 "싸우지마라, 욕하지마라"이다. 대부분의 경우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진보 쪽 사이트의 네티즌들의 글만을 쭈욱 봐온 나로서는 조금 어색할 정도였다. 이들이 정몽준에 대해서 감동을 받고 기대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정몽준 의원이 상대 후보를 존중하는 말을 하며 흑색선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저는 이회창, 노무현 후보를 존경합니다.
그러나, 저 역시 그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던지는 정몽준 후보의 이 말이 참 가슴에 따뜻하게 맺히는 것 같았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을 때에는 당장 좋아지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5년 임기가 끝나고, 보다 더 좋은 여건과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튼, 인간적이고 솔직한 표현이 정말 가슴이 와 닿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몽준후보와 같은 사람이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맨 앞에 서서 지금처럼 겸손과 인간적인 것과 덕을 내세워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정몽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 싱겁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의 말을 음미해보자. 상대 후보로부터 존경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 말, 과연 지금까지의 한국 대선에서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마치 선진국의 대통령의 위인전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 아니겠는가? 이런 류의 정몽준 의원 지지글은 몽사모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글은 어떤가?

시커머케타 재가된다고 해도
당신을 지지 할 것입니다.
재가되여 바람에 날려가도
당신을 선택할 것입니다.

전국 몽사모들도 당신을
열열하게 사랑하고 있어요

적은 이회창님이 아니고 경제입니다
적은 노무현님이 아니고 정치입니다.
적은 우리가 아니고 강국입니다
국민은 적보다 더 강한 대통령을 원합니다.

우리는 세계와 싸워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독일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야합니다

{IMAGE2_LEFT}
이 부분은 특히 반창연대를 추구하는 세력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정몽준 의원의 지지자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하겠지만 최소한 그의 적극적 지지자들의 경우 적을 상정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이회창이야말로 세상 근원의 만악이며 이회창이 있는 하늘 아래서는 숨조차 쉬기 싫다는 반창 연대주의자들과 정몽준 의원 지지자들 간에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정몽준의 갈 길을 알려주는 적극적 지지자들

정몽준 지지도가 거품이 아니라는 점은 몽사모 게시판에서 정몽준에 대해 매우 영양가 높은 조언을 해주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정치적 무관심주의로 제 3후보를 지지하는 경우 그렇게까지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이며 내 땅에 김대중의 발을 들여놓게 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이회창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런 섬세한 분석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조언형의 글은 생업도 포기하고 나서는 노사모 회원들에게서나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측근중에 편협한 사람이 있으면 큰 정치를 못 합니다
그런 사람은 결국 불만을 품고 배신하게 될 것입니다
큰 울타리속에는 개혁도 보수도 중도도 진보도 다 있을 수 있지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가리고 배척하는 참모는 결국 적이오니
꼭 명심하셔야할 줄 압니다
지혜로운 덕장은 그 참모와 참모가 배척하는 대상자를 조화시켜
큰 일을 이룬다했습니다
JP를 많은 이가 가타부타 말하지만 애 이 많으며 그 분이 지지
하면 대통령이된다는 역사적인 징크스를 갖고 있는 분입니다
근혜씨는 결자해지라... 강신옥님을 내세워 모셔야 할 것 입니다

* 후보님께서는 절대로 타 후보를 공격하거나 비방하시면 안됩니다
성군의 자질을 보여주세요  인품에서 타후보와의 차별화를 기
하셔야 합니다  
-부드럽고 긍정적이며 국민이인품에 감복되어 우러를 수 있도록-
우리가 정치인들 또는 정치판을 혐오하고 불신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서로 헐뜻고 욕하며 고발하는 모습입니다
역으로 욕하는 상대후보를 칭찬. 격려해주시고 덕담으로 포용하시면
그런 큰 모습 멋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시면
온 국민은 감동할 것이고 국민정서도 그렇게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그래야만,
모름지기  진정한 국민통합도 가능할 것이며
김 구 선생님같은 애국자요 선구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웅비하는 코리아
  국운 상승의  정 도령 이  되시고
  우리를 위대한 국민
  위대한 한국인으로  승화시켜  주십시요


보라. 정몽준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표현하면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냉정하게 충고를 해줄 줄 아는 정치적 식견도 갖추고 있지 않은가? 여의도에서 가방 들고 다니는 정치업자들도 아마 정몽준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을 거다. 절대로 절대로 비방이나 네거티브 선거전에 가담하지 말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몽사모 사이트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정몽준 후보 공식 홈페이지의 네티즌 광장에도 이런 글이 올라왔다.

실지 따져보면 정몽준에게 필요한건 노무현과 친노세력
그리고 한화갑의 동교동신파라고 할 수 있겠지.
이인제나 JP가 없어도 충청권에서 정몽준의 지지도는 높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필요성이 없다면 꼭 그들이 필요한게
아니라는거지.

여기 일부 생각이 모자란 애들이 노무현을 비난하고 그러던데
바보같은 짓이야.
정몽준 머리 속에는 노무현의 지지도를 더 떨어뜨려
노무현과 친노세력의 합류를 바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테니까.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조직에 참신성까지
강화시킬 수 있으니까.

일단 민주당내의 세력을 사분오열시켜서 갈라놓고
버릴애들은 모두 모이게 내버려두자는 거 아니겠어.
노무현이 정몽준을 공격하지만
정몽준은 노무현에 대해서만큼은 계속 합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

여서 노무현 까고있는 생각없는 지지자들은
조용히 할 필요가 있다.
정몽준을 돕고 싶다면 말이여


맞는 말이다. 정몽준 입장에서는 3자 대결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 하루 전날이라도 이회창 후보와의 맞대결이 이루어져야만 대권이 가능하다. 더구나 노무현 후보 쪽을 어설프게 공격하다가는 오히려 노무현 후보의 표만 결집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런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껏 권영길이나 노무현과 같이 개혁진영의 공인된 후보를 제외하고는 지지자들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정치인은 정몽준 의원이 유일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윗 글을 인용했을 뿐이다.

몽사모의 꿈은 이루어질까?

정몽준 후보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과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의 논쟁적인 글을 자주 보게 된다. 어찌보면 몽사모에서의 정몽준 지지자들의 바램과는 동떨어진 일이다. 정몽준 지지자들의 가장 큰 바램은 바로 정쟁없는 아름다운 정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런 정몽준 역시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한나라당의 공격에 맞서려면 결국은 이전투구의 싸움터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시간이 되겠다. 어차피 대선까지 80일만 버티면 되지 않겠는가?

정몽준 의원은 얼마 전 책을 출판하였다. 이름하여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과 달리 정몽준 후보 지지자들은 분명히 정치개혁에 대한 간절한 바램이 있고 그 꿈을 막연히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몽준 후보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꿈은 계속 강조했듯이 상대 후보를 안아줄 수 있는 멋진 지도자, 그리고 비방과 흑색선전 없는 페어플레이 정치이다. 오랜 독재 정권 탓에 한국의 정치는 대립과 갈등으로 채색된 것은 사실이며 이제 국민들이 지칠 때도 된 듯하다.

하지만 과연 정몽준 지지자들이 바라듯이 그런 아름다운 정치의 꿈이 정몽준 의원의 당선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정치란 본질적으로 권력에 대한 쟁탈,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비판과 타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벌 문제, 경제개혁, 정치개혁, 교육개혁 등등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권력에 대한 쟁탈은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데 과연 그 권력의 쟁탈 과정이 아름다울 수가 있겠는가? 병역 비리를 조사하는데 좋은 말로 서로 보듬어 안아가며 해낼 수 있겠냐는 말이다.

정몽준 의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토론으로 해결될 수 없는 비리 수준의 의혹을 해명하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도 과연 정몽준 의원이 지금처럼 허허실실로 일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현대증권의 주가조작 문제의 경우 정몽준 의원은 아직 제대로 해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그럴 때도 정몽준 의원의 지지자들이 끝까지 아름다운 정치를 외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때도 그렇게 버틴다면 그것이야말로 두 발을 발바리처럼 저어대며 물 위에서 폼잡고 있는 백조나 다름없을 뿐이다.

사실 문제는 이러한 정몽준 후보의 지지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을 노무현이나 이회창 캠프 쪽에서 서두르는 일일 것이다. 특히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빼앗긴 노무현 캠프 쪽에서는 더욱 더 분발해야 할 일이다. 정몽준 의원 지지자들은 노무현 후보를 이탈하여 정몽준 의원 쪽으로 결집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그냥 피곤하고 힘들어 보이지 않는가? 정치적인 싸움을 죄악으로 보는 수많은 유권자들이 지난 수 개월 동안 노무현 후보의 모습에서 본 것이라곤, 반창연대 의원들과의 집안 싸움 아니었더가? 만약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거품이라면 싸움 정치에 싫증난 30%의 유권자들의 표심을 과연 어떤 방법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막연히 싸우지 않는 것 이상의 어떠한 정치적인 희망을 단 두 달 안에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몽준 의원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서 하고 마지막으로 노무현이나 이회창 후보 쪽에서 새겨들을 만한 몽사모 회원의 글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1. 정후보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국민의 정치의식이 낮아서 그렇다는 주장. 한마디로 유권자 알기를 뭐로 알고 하는 말. 이런 말하는 사람이 지지하는 후보는 100% 떨어짐. 오만한 자의 전형.

2. 지지자들이 철모르는 어린애와 아줌마라는 비판.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예상외로 30대 전문직 종사자와 고학력자가 지지자층을 형성. 결국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 말 없이 지지하는 세력이 의외로 크다는 걸 의미. 누가 말했듯이 현장에서 흐르는 밑바닥 정서에 정후보 지지 기운이 있는 듯. 그렇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음. 아주 뜨겁게 지지하지도 않지만 토론하는 거 한 번 봤다고 지지 철회하고 그런 냄비근성의 지지자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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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0/11 [18: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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