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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연정론에 대한 7대 의문" 제기
권력을 한나라당에게 넘긴 이후 상정, 성실한 답변 아니면 포기제안
 
취재부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이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연정론에 대한 7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노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연정'에 대한 담판을 짓는 회담 바로 직전에 제기, 연정에 대한 노 대통령 구상의 논리적 정합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6일 <한국일보>칼럼을 통해 연정론 논쟁은 "정치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면서, 연정론 주창자ㆍ지지자들은 자신이 제기하는 7대 의문에 논리를 정교하게 가다듬거나 성실히 답할 자신이 없으면 하루빨리 연정론을 포기할 것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노 대통령이 선포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국가보안법’ 처리문제, (개혁입법과정과 한나라당을 보수반동으로 표현한) 여당 정치인들의 신뢰 추락문제, 국민과 따로 노는 박정희식(노무현식) ‘선지자’ 논리, 지난 대선과 총선 민의 평가문제, 호남에 대한 한나라당의 화해 평가, 연정 후 한나라당의 ‘대통령 무시’ 경우 대처 등 7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강 교수는 호남과 한나라당의 화해 등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한나라당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는 걸 정략으로 활용하지 않았던가?”라는 평가를 통해 “이제 와서 선거구제 개편에 모든 걸 걸겠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진정성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국민에 대해 훈계하기 전에 그런 과거에 대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할 것을 지적했다.
 
아울러 탄핵사태도 조금만 노 대통령이 몸을 낮췄다면 피해갈 수 있었지만, 노 대통령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면서 연정 이후 한나라당의 ‘대통령 무시’가 일어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정론을 통해 노 정권의 핵심부를 이루고 있는 영남 민주화 세력의 소외감과 한(恨)이 무서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걸 국민이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절차의 폭력’에 둔감하고 드라마를 사랑하는 국민성이 노 대통령에게 바람직스럽지 못한 학습효과를 가져 다 준 건 아닌지 그것도 성찰해볼 필요가 있겠다”며 연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연정을 둘러싼 노-박 회담은 결과가 어떻하든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강 교수가 제기한 7대 의문으로 인해 더욱 곤란한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강준만 교수가 지적한 연정론 7대 의문 전문이다.
 
첫째, 노 대통령이 선포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어떻게 되는가? 노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한나라당에 ‘실세 총리직’과 ‘조각권’을 넘겨줄 경우 그 ‘전쟁’은 끝날 것이다. 그 ‘전쟁’은 한나라당이 연정을 수용하지 않는 걸 전제로 해서 유효한 것인가?
 
둘째, 국가보안법은 박물관이 아닌 할인점으로 가는가? 노 정권은 박물관을, 한나라당은 할인점을 선호한다. 어차피 한나라당 때문에 박물관으로 보내지 못할 거라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준다 한들 그게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생각인가?
 
셋째, 여당 정치인들의 신뢰 추락은 어찌할 것인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4대 개혁입법 처리가 실패하자 유시민 의원은 국회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린 바 있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원내대표 시절 4대 개혁입법에 ‘목숨을 바치겠다’고 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가 후퇴한다”고 했다. 연정은 이들의 식언(食言)을 요구한다. 여당 ‘간판 스타’들의 신뢰도를 그렇게까지 추락시키고서도 정치 개혁ㆍ발전이 가능하단 말인가?
 
넷째, 아직도 박정희 모델이 필요한가? 물리적 폭력의 유무라고 하는 차이만 있을 뿐 스스로 ‘선지자’ 노릇을 한다는 점에선 박 전 대통령이나 노 대통령이나 다를 게 없다. 한국은 아직도 ‘선지자의 나라’인가? 조금 늦더라도 더불어 같이 가면 안 되는가?
 
다섯째, 국민은 겨울ㆍ봄엔 위대하지만, 여름ㆍ가을엔 멍청한가? 겨울 대선과 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선택을 ‘위대하다’고 극찬했던 분들이 이제 와선 국민의 판단 능력을 폄하하는 말씀을 하고 있다. 어떤 경우엔 위대하고 어떤 경우엔 멍청한지 그 구분법에 대해 좀더 논리적인 설명을 듣고 싶다.
 
여섯째, 호남과 한나라당의 화해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연정론이 겨냥하는 선거구제 개편의 전제는 호남과 한나라당의 화해다.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한나라당은 선거구제 개편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나마 한나라당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애를 쓰는 건 다행한 일이다.
 
노 정권은 그간 양쪽의 화해를 돕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오히려 한나라당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는 걸 정략으로 활용하지 않았던가? 그래 놓고선 이제 와서 선거구제 개편에 모든 걸 걸겠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진정성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국민에 대해 훈계하기 전에 그런 과거에 대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일곱째, 한나라당의 ‘대통령 무시’가 연정을 하면 달라지는가? 대통령 탄핵사태는 노 대통령이 조금만 자세를 낮췄어도 피해갈 수 있는 일이었지만, 노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하늘을 찌르는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연정 후에 한나라당 인사들이 대통령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그땐 어떻게 할 생각인가? 연정 끝인가?
 
연정론 파동의 긍정적인 점은 노 정권의 핵심부를 이루고 있는 영남 민주화 세력의 소외감과 한(恨)이 무서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걸 국민이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국민 모두 그 점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겠다.
 
노 대통령의 승부사 기질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노 대통령에게만 묻기는 어려울 것이다. ‘절차의 폭력’에 둔감하고 드라마를 사랑하는 국민성이 노 대통령에게 바람직스럽지 못한 학습효과를 가져 다 준 건 아닌지 그것도 성찰해볼 필요가 있겠다. (<한국일보> 9월 6일자 강준만 칼럼에서 발췌함)
기사입력: 2005/09/07 [12:1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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