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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위기감을 반영한 '칼'의 폭력 다룬 <킬링>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새 작품, 일본 전쟁위기 그려
 
임순혜   기사입력  2018/10/07 [15:41]

 

▲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신작 <킬링> 기자회견     © 임순혜

 

 

10월6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신작 <킬링> 기자회견이 기자시사회 후에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킬링>은 부산에도 여러번 찾아왔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고전적인 사무라이 영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영화다. 19세기 말, 에도 시대의 '칼'의 폭력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검객 사와무라로 출연한다.

  

▲ <킬링>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킬링>은 19세기 말, 시골 농부의 아들과 대련하며 무술 수련에 전념하는 모쿠노신, 그를 몰래 흠모하는 농부의 딸 유, 그리고 검객 사와무라를 축으로 전개된다. 시골 마을의 평화는 무사를 찾으러 에도에서 온 검객 사와무라와 마을 언저리에 자리 잡은 무법자 패거리로 인해 깨지기 시작하고 마을은 살육의 난장판이 된다.

 

모쿠노신은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대해 회의를 하고, 마을을 떠나려하나, 검객 사와무라는 그를 가만히 놔두려하지 않고, 마을은 비극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신작 <킬링> 기자회견     ©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츠카모도 신야 감독은 " <킬링>은 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극이다. 하나의 칼을 응시하는 시선이 과잉에 빠져있는 젊은 사무라이를 등장시키고 있고, 형태는 사극이지만 현대 사회문제도 담으려고 노력했다.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츠카모도 감독은 "사극이라는 것은 일본 영화 안에서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다. 제가 젊을 때도 그래서 사극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만일 내가 나중에 사극을 만들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비전이 있었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극일지라도 양식을 그린 형태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에도 시대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늘 하였는데, 영화로 만들었다"고 사극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영화에서 나오는 에도 시대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던 상태다. 현재 일본을 바라보면 70년 동안 전쟁이 없는 상태에서 평화로운 상황을 보내고 있으나, 전쟁 쪽으로 다가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게 에도시대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킬링>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제가 30대 때나 젊을 때, 만화 세대로 살아오기도 했고 일본이 평화로운 세월을 받았다고 생각해서 폭력을 판타지로 그리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를 생각해볼 때, 폭력이라는 것이 숨겨져도 사람들 내면에 있기 때문에 그 폭력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로 보고 그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형태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지금은 전쟁과 폭력이라는 것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폭력의 아픔을 아는 사람들이 없어지다 보니까 폭력의 무서움을 모르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더 이상 폭력을 판타지로 그리는 것이 꺼려지는 상황이 왔다. 그래서 영화 속 폭력을 어떻게 다룰지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무사로서 칼을 잘 쓰길 청년들이 나오지만, 실제로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건가에 대해서는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칼에 대한 무게감을 좀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킬링>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킬링>은 사무라이의 내적 갈등을 다룬 영화로, 폭력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대해 경종의 메시지를 던진다. 피아 식별이 불가능할 만큼 속도감 있는 검투 장면이 압권이다. 작고 아름다운 마을과 처절한 피가 튀기는 상반된 장면이 흔들리는 숲속과 어우러져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독특한 영화다.  

 

배우 겸 감독인 츠카모토 신야는 도쿄 출신으로, 니혼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졸업 후 TV 광고와 연극 활동에 참여했다. 주요 연출작으로는 <철남>(1989), <동경의 주먹>(1995), <총알 발레>(1998), <6월의 뱀>(2002), <바이탈>(2004), <악몽탐정>(2006), <노비>(2014)가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여러번 참여하였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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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한신대 외래교수, 미디어기독연대 집행위원장, 경기미디어시민연대 공동대표이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