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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벤처기업’과 눈먼 나라 돈
[시론] ‘중소벤처기업부’란 정부 기관 명칭은 여러 가지로 적절치 않다.
 
리대로   기사입력  2017/05/25 [02:34]

이른바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김영삼이 보수 군사정치 세력인 노태우 김종필과 손잡고 정권을 잡은 뒤 문민정부란 이름으로 한 가장 잘못한 일이 영어 조기교육이었다. 그는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면서 온 국민이 영어를 못해서 선진국이 못 되는 것처럼 떠들었다. 그 결과 우리말이몸살을 앓고 교육을 망쳐서 얼빠진 나라가 되어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는나라가 되었다.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 꼴이 된 것이다. 그래서 재벌은 말할 것이 없고 은행까지 외국 자본의 밥이 되고 중소기업이 줄줄이 부도가 났다. 그리고 회사와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지하도에서 거적을 깔고 자는 노숙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그 후유증으로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뒤 김대중 정부는 기업을 살리겠다고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데 엄청난 돈을 썼다. 그 때
나는 ‘IMF’란 말과 벤처기업이란 말을 처음 들어봤다. 그 말이 나라와 국민을 구해주는 구세주처럼 들렸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IMF’는 국제통화기금이란 국제기구인데 우리 기업과 국민에겐 저승사자와 같았다. 나라가 부도를 내고 그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외국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었고, ‘벤처기업이란 눈먼 나라 돈을 빼먹은 허울 좋은 말이 되었다. 그 때 벤처기업 육성이란 정책은 돈이 없는 사람도 회사를 만들 수 있게 3억 원까지 도와주는 좋은 정책인데 벤처기업이란 이름만 내세우면 마구 돈을 내주어서 회수를 못하는 돈이 많았다.
   
그래서 내 머리 속에 벤처기업이란 말을 들으면 ‘IMF’란 말과 함께 안 좋은 기억을 떠오른
. ‘IMF’지원을 받은 후유증으로 대기업과 은행들이 이름만 우리나라 기업이지 거의 외국 자본의 놀이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포항제철, 한전 같은 공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영문 이름으로 바뀌었고 거리 간판과 상품 이름, 아파트 이름이 영문으로 바뀌고 있다. 또 하나 안 좋은 기억은 그 당시 권력자와 가까운 이가 벤처기업 지원금을 100억 원까지 빼먹어 그 당시 이른바 한빛은행 사건신용보증기금 사건이 일어나고 엄청난 벤처기업 지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일이다. “네이버, 넥슨같은 성공한 벤처기업도 있지만 나라 지원금을 받은 많은 벤처기업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새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중소벤처기업부란 새 조직
을 만든다고 해서 걱정스럽다. 정부 조직 명칭에 벤처란 외국말을 넣겠다는 것이 마땅치 않고 또 그 이름으로 나라 돈을 떼먹으려는 이들이 나타날까 해서다. 벤처(venture)란 말은 우리말이 아니기에 그 뜻을 잘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말광(사전)모험이 필요하나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참신한 사업이나 투자의 대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뜻이 바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영삼 정권이 나라 살림을 망친 뒤 ‘IMF’란 말과 함께 널리 퍼진 벤처란 외국말을 정부 조직 명칭에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적절치 않다. 그 부처가 설립 목적을 제대로 살릴지도 의문스럽다.
 
중소기업진흥부, 중소기업지원부란 이름으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벤처기업과 소상인들까지도 지원 육성할 수 있으며 청년 창업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부처 이름만 자꾸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 문교부가 교육과학부로 되었다가 교육부로 바뀌었지만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본보기다. 어려운 말로 그 목적을 흐리고 엉뚱한 짓을 하려는 이가 나타난다. 지난날 벤처지원금은 눈먼 나라 돈으로 보고 떼먹은 이들이 또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제는 정부 스스로 우리말을 더럽히고 우리말글살이를 어지럽히지 말자.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러우면 국민정신이 흔들리고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우리말은 우리 겨레 얼이 담긴 그릇이다.
 

▲ 중소기업인증지원센터 찍그림. 이런 모습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들자.     © 중소기업인증지원센터

 
통일 신라가 국제화라는 명분으로 중국 당나라 문화를 섬기고 정부기관 이름과 관직 이름, 땅이름까지 무분별하게 따라 쓰면서 우리는 중국 문화와 중국의 곁가지 꼴이 되었다. 그 때 언어사대주의가 정치 사대주의가 되었고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대한제국 때에도 국제화란 말은 강대국 식민지로 가는 길이었다. 일본 강점기에도 국제화를 내세웠는데 내용은 일본화였고 내선일치란 정책으로 우리겨레를 말살하는 정책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남북이 갈려서 힘들게 살고 있다. 이제 온 국민이 우리 말글과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답게 살자. 새 정부가 다음에 성공한 정권으로 불리기 바라는 노파심에서 한마디 말했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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