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소망정권이라고 해도 할 말 없게 하는 대표적 인사가 바로 '강만수'(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 위기가 조금 더 심화되면 제2의 IMF 위기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게, 지금 경제의 주인이 당시 차관이었던 강만수 그리고 주요 경제부처 장관급들이 그 시절 강만수의 지휘를 받던 과장들이란 점이다. 어제의 용사들이 요런 식으로 다시 뭉치기도 참 쉽지 않은 것을….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무원 인사에서 관례적으로 지키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자기보다 아래 기수가 장관으로 승진하면 1급들이 옷을 벗는다. 좋은 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렇게 한다. 유시민 장관처럼 아예 확 내려가면, 이건 지킬 수가 없잖아. 그래서 그런 때에는 예외로 한다.
장관급 인사가 차관급 자리에 가면, 이젠 사정이 아주 복잡해진다. 강만수가 산업은행장으로 간 건, 그런 관례상 안 하던 일을 깬 거다. 산업은행 민영화를 정말로 임기 중에 완성시키려고? 그러나 강만수는 원래 산업은행 민영화 반대론자다.
가장 신빙성 있는 설명은 그가 좀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은행장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산업은행장으로 간 거라는 일부 언론들의 분석이다. 나도 100%, 이거라고 본다.
딜레마는 강만수가 장관 시절, 불과 얼마 전에 중요한 일이라고 진두지휘하던 게 은행권을 비롯한 공기업 CEO 월급을 삭감한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장관 시절에는 그렇게 해놓고 막상 자기는 연봉 많이 달라고 해야 하고, 그러면 인센티브나 기타 등등 복잡하게 말을 꾸며서 공무원들이 그에게 더 높은 연봉을 주도록 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럴 거면 감세라는 얘기는 왜 했남? 감세의 근본적 취지에 가장 공감하고, 현장에서 감세 정책을 한국 경제 국정 기조 1번으로 끌어올린 게 바로 소망교회의 강만수 장관 아니던가?
관례상, 정책적 일관성상 그리고 도의상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강만수에게는 산업은행장 자리가 사실상 금지된 자리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걸 소망했다. 소망교회, 참 이름 한번 잘 지었다.
이게 국가냐? 복덕방 할아버지 모임 쌈짓돈으로 전락한 한국 경제와 한국 금융, 참으로 볼썽사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