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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5.18 광주 민주항쟁 30돌을 추모하며
 
이준희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방송사와 신문사를 점령하고
죄 없는 시민들을 폭도로 좌익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거리로 나선
우리들의 민주항쟁을 '광란의 난동'으로 조작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저들이 없는 우리들의 5월은 얼마나 평화로웠습니까?
집집마다 웃음꽃이 넘쳐났으며
거리는 나눔의 따스한 손으로 아름다웠고
이 나라의 국토와 강은 생명의 합창으로 넘실거렸습니다.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거리의 꽃들은 총탄에 꺾여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이들은 광란의 복수극에
처참한 희생양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를 폭도로 매도한 저들은
공수부대원들을 보내 우리들의 지도자를
벼랑 끝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고요한 바다는 사나운 폭풍우가 일고 있습니다.

계엄군이 점령한 오월 그날의,
오늘 같은 그날의 하늘에도 핏빛 붉은 비가 내렸습니다.
시와 노래, 거리의 함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오월을 노래하는 종달새는 가시 같은 몽둥이에 찢겨
날개가 부려졌습니다.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여명의 첫새벽, 평화의 비둘기가 교회탑 종각에 채 앉아보기도 전에,
계엄군의 캐터필라 소리, 저벅저벅 행과 열을 맞춰 진주해 오는
저들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에,
아아 하느님, 여기가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인가요?

살육의 숲으로 변해버린 시청,
최후의 저항선을 지키던 창문 틈새로 스며들던
한 줌 자유의 숨결마저도 더 이상 숨 쉴 수조차 없는,
여기는 최후의 안식처, 방어선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첫 새벽의 빛이 절명하기 전에 어서 광장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아 우리들의 하느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지만,
민주주의를 죽이는 이 학살의 대행진을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시금 집집마다, 일터에서, 거리에서, 광장에서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이들과 누이들이 자유롭게
오월, 그날을 노래할 수 있도록
평화의 십자가를 지고, 순례의 탁발을 들고
도청 분수대로, 시청 광장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오월 그날, 비상계엄상황. 

* 5.18 광주 민주항쟁 30돌을 추모하며, 
  6월 2일은 민주항쟁의 횃불을 다시 드는 날입니다.



인터넷기자협회(www.kija.org) 전 회장
대선미디어연대 대외협력단장
6.15남측언론본부 공동대표
전 <시민의신문> 정치팀장.노동조합위원장
 
기사입력: 2010/05/18 [07:4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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