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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사꾼 SO의 탐욕, 시청자는 없다
[양문석의 언론시평] 시청자 복지와 상관없는 이윤확대, 방송위는 뭐하나
 
양문석   기사입력  2007/10/11 [17:40]
무료방송 유지발전, 유료방송 공정경쟁. 이것은 개인적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하며 두었던 정책에서의 운동 방향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비전문직 비정규직 즉 한국의 빈곤층이 이미 800만 명을 넘어 선 상황에서 무료방송인 지상파가 부익부 빈익빈의 과정에 완충지대로서 그 기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료방송인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대해서는 공정경쟁의 원칙을 세움으로써 시민사회의 역할을 상정했다. 방송위원회의 케이블TV 특히 SO를 향한 특혜성 정책 일변도가 ‘과도한 수준’마저 넘었기 때문이다. 방송위의 일부 인사들에 의해 철저히 보호받고 특혜 받아 한국의 어느 경제영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급성장을 이룬 곳이 바로 SO부문이다.

▲전국의 케이블TV 관계자들이 10일 관화문 정통부 앞에 모여 정부의 위성방송 정책을 성토하는 대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시청자 방송권 등은 들어있지 않은 것 같다.     © 대자보

불과 몇 년 전 자본금 500억 원도 채 못 되었던 어떤 SO는 지금 3조 원 대를 호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SO들이 5-6년 전에 비해 기업가치가 1,000% 이상 상승했다. 이것은 그들의 노력이 기업가치를 상승시킨 것이 아니라 방송위가 일방적으로 특혜 주는 정책으로 인한 비정상적 성장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500억 수준의 SO로부터 받던 서비스와 3조억 수준에서 받는 서비스가 다르지 않다고 평가한다. 방송설비가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되었지 서비스 고급화를 통한 시청자 복지 향상에는 SO가 고개를 외로 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이 또 다시 ‘시청자 복지와 상관없는 이윤 확대’를 위해서 거리에 나선다.

2004년 7월, 위성방송의 지상파재송신 정책발표 전후로 케이블TV 특히 SO는 방송회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당시 내세운 주장은 ‘위성방송이 지상파를 재송신하게 되면, 위성방송의 저가 덤핑 공세로 유료방송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유료방송시장은 붕괴되지 않았고, 오히려 지상파를 오한에 떨게 할 정도로, 무료방송시장의 붕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SO 관련 통계치가 이를 증명한다. 2007년3월31일 현재, 대상가구 수 18,326,619가구 중 아날로그방송 가입가구 수 13,788,976 가구, 디지털방송 가입가구 수 426,128가구로 전체 가입대상가구 수의 77.6%를 점유하고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케이블TV는 ‘위성방송 공동수신설비(SMATV) 허용’ 정책에 대해서 정보통신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위성방송 공동수신설비 허용 정책이 유료방송시장 붕괴할 것’이라는 게 핵심주장이다. 시위하는 대상이 방송위에서 정통부로 바뀌고 주제가 ‘위성방송 지상파 재송신 반대’에서 ‘SMATV 허용 반대’로 바뀌었을 뿐, 논리는 여전히 ‘유료방송시장붕괴’이다.

이들이 주장하는바 오로지 유료방송시장의 붕괴 위협이다. 그리고 엉뚱하게 PP를 끌어들인다. 이들이 시청료 수입 중 PP에게는 주는 프로그램사용료는 고작 15%에 불과하다. 1조 걷어 1,500억만 수많은 PP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자기들 차지다. 그런 SO들이 PP가 붕괴하니 마니하며 국민을 상대로 정보통신부를 상대로 위협하는 꼴이 가당찮다.

SMATV니 MATV니 어렵고 복잡한 기술적 용어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단지 시청자들이 원하는 매체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시청자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들이 지금 돈으로 매체를 매수하고 있다. 광고를 통해서 일간지 1면 하단을 도배하고 있다. 방송위의 비호아래 번 돈이다. 앞으로 정책 향배를 지켜 볼 것이다. 시청자 일반의 이익이 우선인지 아니면 ‘돈 많은 방송장사꾼 이익’이 우선인지를.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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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1 [17: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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