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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두 여자의 여정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틀에 박힌 여자와 자유롭게 살아가는 여자의 만남
 
임순혜   기사입력  2023/11/03 [13:22]

영화 ‘녹야’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로 한슈아이 감독이 연출하고 중국 배우 판빙빙과 한국 배우 이주영이 주인공인 영화다.

 

▲ 영화 '녹야'의 한 장면  © ㈜제이에이와이이엔터테인먼트


한슈아이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경쟁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고,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 제45회 홍콩 국제 영화제 영시네마 경쟁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한슈아이 감독은 사춘기 소녀들의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을 그려낸 전작에 이어  ‘녹야’에서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 속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는 두 여자의 여정을 그린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 영화 '녹야'의 한 장면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중국에서 건너와 인천 여객터미널 보안검색대에서 근무하는 이방인 진샤와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밀매상 초록머리 여자는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채 서로에게 물들어 가게 된다. 

 

‘녹야’는 틀에 박힌 인생을 살고 있었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남편으로부터 벗어나는 삶을 갈망했던 진샤와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척 보였지만 남자친구의 구속을 받으며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던 초록머리 여자와의 만남과 사랑, 자유의 밤에 뛰어든 두 여자의 이야기를 특유의 시선으로 신선하게 그려낸 영화다.

 

▲ 영화 '녹야'의 한 장면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인천 여객항 보안검색대에서 근무하며 자유를 향한 갈망의 눈빛 담은 이방인 진샤 앞에 자신과 달리 자유로워 보이는 초록머리 여자가 나타나 낯선 타지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의 삶을 바꾼다.

 

운명처럼 이끌리게 된 진샤와 거친 매력에 사랑스러운 초록머리 여자, 그 둘은 이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두 사람은 예측하기 어려운 긴 밤을 마주하게 된다.

 

▲ 영화 '녹야'의 한 장면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진샤 역은 드라마 시리즈 ‘황제의 딸’을 시작으로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 3’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블록버스터를 비롯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고, 한국영화 ‘마이웨이’에 출연한 바 있는 세계적인 스타 판빙빙이 맡아, 무채색 인생을 살아가는 이방인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초록머리 여자 역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영화 ‘야구소녀’를 통해 특유의 매력과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인 이주영이 맡아, 자유로운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운에 맡기는 대담한 성격의 자유로운 초록빛 인생을 다채로운 표현력으로 연기한다.

 

‘녹야’에서 서로 다른 세계를 살던 진샤와 초록머리 여자가 만나 점차 같은 색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탄탄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펼쳐질 둘의 관계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에서 영화 '녹야' 기자회견, 판빙빙,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한슈아이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녹야’는 두 여성에 관한 영화다. 두 여성이 서울의 길거리에서 손을 잡고 함께 모험하며 의미 있는 변화의 여정을 그리고자 했다”며 “초록머리 여자는 ‘녹야’의 첫인상이자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록색으로 이 캐릭터의 밤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록색 밤을 뜻하는 ‘녹야’는 마치 투명한 컵에 초록색 잉크를 떨어뜨리면 서서히 번지듯,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녹야’의 연출 및 캐스팅 계기에 대한 질문에 한슈아이 감독은 “‘녹야’는 두 여자가 밤에 달리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고, 순간 판빙빙 배우와 이주영 배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라고 밝히고 “진샤의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녹야' 상영후 관객과 대화하는 판빙빙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판빙빙은 “이주영과 함께 연기하기 위해 직접 손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했다. 진심이 통해 함께 작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고, 이주영은 “‘녹야’ 출연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한슈아이 감독과 판빙빙 배우다. 눈만 봐도 통했다”라고 밝혔다.

 

이주영은 “한슈아이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인 ‘희미한 여름’을 보고, 어떤 영화 세계를 연출하고, 또 어떤 영화를 하고 싶은 걸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일어났다. 또 판빙빙과 같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았다. 쉽게 해 볼 수 없는 작업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충족시켜 주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는 점에서 ‘녹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영은 “자유분방한 캐릭터인 만큼 동물적인 감각을 최대한 살려서 연기하고자 했다. 현장에서 함께 의논하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영화 '녹야' 포스터  © (주)제이와이이엔터테인트먼트


‘녹야’는 한슈아이 감독이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진샤와 초록머리 여자가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감각적인 연출로 완성한 영화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영화다.

 

둘만의 여정에 몸을 싣는 예측 불가한 두 캐릭터,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색다르게 비춰지는 서울의 정경으로 강렬한 드라마 ‘녹야’는 11월 1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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