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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지하철 만들 것"
서울교통공사 3대 사장 취임식
 
김철관   기사입력  2023/05/23 [12:57]

▲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백호 신임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시민의 지지와 염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공사를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교통공사 인재개발원 3층 다목적홀에서 취임식을 했다.

 

백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시민의 발이라는 이유만으로 잘못이 없음에도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던 공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아팠다"며 "장애인 단체 시위 때문에 거친 말들을 들어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10. 29. 참사는 지하철의 사회적 역할을 더 크게 요구했고, 피의자 신분으로 많은 것들을 해명해야 했다"며 "어려운 환경에도 최선을 다해 일해온 여러분인데, 그렇지만 공사의 노력과 목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다, 공사의 일원이라는 자부심도, 자신감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백 사장은 "공사의 역할을 시대에 맞게 개척해야 한다"며 "우리 역량으로 당당하게 부딪쳐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서울 지하철, 혁신의 원년'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안전은 우리가 지켜야할 최고의 가치 ▲변화와 혁신의 기틀을 만들고 실행 ▲공정한 조직 바로 세우기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일터 만들기 등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취임식에서 백 사장은 직원대표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았고 감사 및 4개 본부장과의 기념촬영, 노조위원장 및 노동이사들과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3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고, 오전 10시 30분 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노동조합을 방문한다.

 

 백 사장은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콜로라도대학교에서 공공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3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문화산업 담당관, 언론담당관, 행정과장,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교통기획관, 광진구 부구청장, 평생교육국장, 상수도사업본부장, 도시교통실장, 서울시립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3일부터 2026년 5월 22일까지 3년이다.

▲ 임직원 기녀촬영.. 좌로부터 김석호 영업본부장, 안상덕 차량본부장, 김성렬 기술본부장, 백호 사장, 성중기 감사, 심재창 안전본부장이다.  ©


다음은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3대 사장 백호입니다.

 

여러분을 만나러 오는 첫 출근길에 나서며

서울 지하철의 의미를 되새겨 봤습니다.

 

대중교통의 새 시대를 열었던 서울 지하철입니다.

나아가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의 삶을 바꾸어 놓은 유산이자 미래입니다.

 

공사가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지난 반세기, 서울 지하철의 성과를 계승하고

때로는 극복해야 하는 시점에 우리가 만났습니다.

 

저는 한단계 더 도약할 교통공사를 기대하며 임하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지하철이라는 찬사,

그 역사를 일궈온 역량과 열정을 믿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습니다.

이미 수송 원가 대비 낮은 운임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과도 같습니다.

 

무임 수송 증가 추세는 인구 구성 비율 변화에 따라 충분히

예견된 미래였습니다.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 교통수단이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변수에 순응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시대와 시민이 요구하는 서울 지하철의 역할,

그 질문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스스로 답해봐야 할 때입니다.

 

시민의 지지와 염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시민의 발”이라는 이유만으로

잘못이 없음에도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던

공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장애인 단체 시위 때문에 거친 말들을 들어야 했을 겁니다.

 

10. 29. 참사는 지하철의 사회적 역할을 더 크게 요구했고,

피의자 신분으로 많은 것들을 해명해야 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최선을 다해 일해온 여러분입니다.

그렇지만 공사의 노력과 목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공사의 일원이라는 자부심도, 자신감도

갖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환이 필요합니다.

공사의 역할을 시대에 맞게 개척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 역량으로 당당하게 부딪쳐야 합니다.

 

서울 지하철, 혁신의 원년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저는 다음과 같이 약속 드리겠습니다.

 

 

첫째, 안전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최고의 가치입니다.

 

5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서울 지하철, 그 세월의 무게만큼 많이 늙었습니다.

노후화된 설비와 전동차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다만,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인력과 예산만 낭비하는 불필요한 시설이나 설비는 없는지.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여지는 없는지.

그간의 관행이나 시스템, 일하는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안전의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현재를 유지하는데 비용을 쏟기보다

미래를 설계하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둘째, 변화와 혁신의 기틀을 만들고 실행하겠습니다.

 

조만간 운임 인상이 예견됩니다.

그러나, 그 수준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고,

시민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경영 혁신은 불가피합니다.

 

우선 자산 매각, 업무 효율화 등을 통해 군살은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 누수를 잡아 나가겠습니다.관습화된 계약방식 개선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이 뒤따라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시민이 공사에 부여한 임무는 서울 지하철 운영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공사의 비전, ‘종합교통기업’이라는 길에 걸맞은 기능과책임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업역(業域)의 적극적 확대, 개발 여지가 큰 역세권 사업 추진 등 시대적 변화와 환경에 호응하여 방향키를 과감하게 전환해야 합니다.

 

 

셋째, 공정한 조직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

 

조직 자율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특히 승진, 근평, 인사이동 등 인사문제에 있어서 외부에 청탁하거나 이해관계인을 이용한다면 엄정하게 조치하겠습니다.

 

적극적인 태도로 일하고 조직에 헌신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과감히 보상하고 발탁인사도 하겠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연공서열 문화로 인해 일하는 동력을 잃고 안주하지 않도록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인사운영 방식을 쇄신하겠습니다.

 

 

넷째,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습니다.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의 일터,

떳떳하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곳

여러분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통공사로 만들겠습니다.

 

임금 수준은 정부 지침에 메여있어 체감할 만큼

개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휴게시설 등 근무환경을 직접 살피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삶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도움 주는 버팀목,

웃음과 기쁨을 선물하는 복지혜택도 적극 보완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서울교통공사가 있다는 믿음으로,

그 역할에 어울리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노동조합과 협력하여 직원 여러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열매를 맺겠습니다.

 

 

존경하는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여러분

 

이제 첫인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취임식이 끝나는 대로 현장으로 갑니다.

직원들과 눈 맞춰 인사 나누고, 목소리를 경청할 것입니다.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을 끝으로

이렇게 서울교통공사와 다시 인연을 맺습니다.

 

다년간 정책부서와 현업부서를 두루 거친 경험,

서울시 교통정책을 이끌었던 경험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외부의 지원과 응원을 이끌어오고,때로는 풍파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하는 우산이 되겠습니다.

 

이제는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의 한 명으로 동고동락하며, 여러분들의 대변인이 되어 헌신에 보답하겠습니다.

 

혁신을 주도하는 서울 지하철,

그 새로운 지층을 쌓는 출발점을 함께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2023.5.23.

 

서울교통공사 사장 백 호

▲ 백호 사장이 노동이사와 노조위원장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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