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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MBC기자 "외교만 굴욕 아닌 ,기자 굴욕 상황 발생하고 있어"
한국기자협회 주최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의 평가' 토론회에서 밝혀
 
김철관   기사입력  2023/05/08 [23:03]

▲ 이기주 MBC기자  ©


얼마 전, 출입처 대통령실을 떠난 이기주 MBC기자가 한국기자협회 주최 ‘윤석열 정권 1년 평가’ 토론회에서 대통령 출입때 느꼈던 “일부 동료 기자들의 비겁한 행태에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이기주 MBC기자는 지난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 주최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와 발언을 했다.

 

이 기자는 “기자협회가 패널 섭외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다, 거대 양당이 불참한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며 “특히 국민의힘은 이런데 와서 자기 얘기를 하고, 다른 분들 얘기도 듣고 해야 하는데, 피해놓고 신종 블랙 리스트같은 것을 만들어 방송탄압을 하면서 이념을 재단하고 이런 행위들을 하고 있는데, 먼저 규탄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발제를 한 최영재 교수님이 용감한 기자라고 칭찬을 해 과분한데, 그냥 취재를 했고 공부한 것을 질문을 한 것뿐이다, 사회부 기자로 했던 대로 정치부에 와서 했던 건데, 국회에서는 그냥 그럭저럭 크게 불편함을 견딜 정도로 지나갔는데, 대통령실에 오니까 문화가 다르더라”며 “그래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고, (김건희)여사가 개인적으로 총애하는 여성 동생을 1호기에 태워 마드리드에 데려간 것을, 특종을 했을 때부터 시작이 됐고, 바이든 날리면을 뉴욕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포장을 하면 침묵을 하는 건데, 공론화를 해 거의 결정적으로 (대통령실 과) 멀어지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기자는 “1호기 탑승거부를 당했고, 도어스테핑 때 질문을 했다가 보셨던 그런 장면들 등이 쭉 이어졌다”며 “6개 언론단체가 당시 바이든 날리면과 관련해 매달 공동성명을 냈는데 이례적인 것 같았다, 국경없는기자회도 저 때문에 많이 바빴고, 성명도 내주시고 그 중심에 어쩌다 제가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이 기자는 “(대통령실 출입을 하면서) 기자들의 비겁한 행태를 보면서 실망을 했다”며 “권력이 언론에게 ‘국익을 생각해라' '국익을 해치지 말라' 등 국익을 요구할 때 기자들이 점점 순응해져가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 석상에서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화이팅을 외쳤고, 여당 원내대표와의 술자리에서 박수 부대하는 것도 기자였고, 기자들이 점점 권력 의존적으로 변해가면서 1호기에 탔다가 자신이 부름을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시대가 됐다, 기자들이 지난 1년간 비난을 자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워싱턴 공동 기자회견을 TV로 봤는데 감짝 놀랐다, 워싱턴까지 가 힘들게 질문 기회를 얻고 지목을 받았는데, 질문에 놀랐다”며 “‘대통령님 이번 국빈 방문이 미국과의 공동망구축, 첨단과학기술협력, 첨단기업 투자 유치로 성과를 얻었고’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서 ‘각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예단을 하며 그리고 ‘국민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을 칭찬하면서 소중한 질문 기회를 허비하는 것이다,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기사에는 ‘전생에 바이든 부부와 특별하게 인연이 있었을 것이라는 둥, 미국의 심장을 파고드는 영어 연설이었다는 둥, 이런 게 대통령실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라며 “작년 10월 도어스테핑에서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는데, 도어스테핑은 여기저기 여러 사람들이 질문을 하기에 찬스를 잡기가 힘들다, 그 때 당시 나온 질문이 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자기들을 표적 감사한다고 해서 감사원법을 부정하려고 하던 시기였다, ‘민주당이 감사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사항이다, 정치가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사정기관을 재단하고 통제하는 그런 얘기들을 계속하는 상황이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데요’라고 하면서, 전 정권을 자신의 질문에서 끌어드린 다음, 대통령에게 ‘이런 일들에 대한 대통령님의 평소 소신과 입장을 말씀해달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소중한 기회에 대통령실 용산에서 아침에 기자가 야당 비판의 장을 마련해 준다, 질문으로 포장돼 있다”며 “대통령이나 용산의 참모들이 얼마나 이 기자가 이쁘겠나, 얼마나 기분이 좋은 질문이겠는가, 기자들이 뒤에서는 대통령을 욕하고 여사를 욕하고 권력자들과 참모들을 욕한다, 그런데 앞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사진 찍었다고 욕을 먹고 있다, 1호기가 취재 공간이라고 열을 내놓고서는 정작 기내에서는 영부인과 셀카를 찍느라고 난리였다,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며 “찍었다고 왜 욕을 먹어야 하나, 사진은 찍을 수 있다, 국민들의 지지를 기자들이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잘 했어야지, 잘하고 왔어야지, 그래야만 사진을 찍든 잔디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든 잘해서 왔어야 욕을 먹지 않는 건데, 욕을 먹어도 상쇄할만한 국민여론이 동정여론이 받쳐주지 않으니까, 기자들이 계속 욕을 먹고 사진 내려달라고 요청을 하고, 사진을 올린 대통령실 직원을 원망하기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윤석열 정부 1년 내내 우기고 잡아떼고,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는 상황을 지켜봤다”며 “제가 당하고 겪는 과정도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실을 나올 때가 한일정상회담할 때였다, ‘독도얘기가 의제 있었나’ ‘후쿠시마 방류 얘기가 있었나’ 등의 질문을 할 때 쯤에 대통령실을 나왔다”며 “질문을 하는데 대통령실에서는 '호텔 직원들이 도열을 해서 박수를 쳐 줬다'라는 이런 자화자찬만하고 있을 때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가 나오고 며칠 뒤에 질문이 이어졌는데, 대통령실 대변인이 ‘한국언론이 일본언론 기자들 보도에 부화뇌동하느냐’고 했다, 그 워딩을 보고 제가 놀라 영상 녹음을 찾아보니까, 기자들이 다다다다 타이핑만 치고 있더라”며 “부화뇌동이라는 말이 상당히 기자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인데,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거기에 대해 수정 발언을, 정정해달라는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이 권력자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한다, 기자들이 권력자들에게 대접을 잘 받는 것이 자신들이 처신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이런 자리에 오면 늘 인용을 하는 말이 있다, 이영희 선생님이 50여 년 전에 이런 말씀을 했다, ‘기자는 국가 원수나 정부 지도자들의 외국 방문 기사를 이렇게 쓰는 것이 애국심의 발로라고 생각하는 방향이 있다, 우리 지도자가 상대방 국가 지도자에게서 어떤 대접과 어느 정도 수준에 환영을 받았는가 라는 평가, 또한 숙소 앞에서 앙키고홈이란 프랭카드나 데모가 있었는지 여부들을 사실대로 보도 하는 것은 비애국적이라는 학설이 기자 사회에서 신봉되고 있다’고 50년 전에 대통령이 순방가 대접받고 미화해서 쓰는 게 애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에 대한 비판을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때로는 기자들이 자기 기사를 두고 조지는 기사라고 자평을 한다, 용산에 있는 분들은 더 심하다”며 “오므라이스나 아메리칸 파이를 먹는 그런 기사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들에게 계속 대통령 모두 발언을 국민들에게 생중계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방송사들은 불편한 관계를 원하지 않으니 당연히 10~20분 정규편성을 변경해 국무회의 모두 생방송을 하게 된다”며 “전 방송에서 K-TV처럼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나간다, 이게 정상적인지 모르겠다, 늘 볼 때마다 어색하더라, 국민들의 선택권을 권력이 제한하는 그런 결과가 초래된 것 같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 여론과 여론의 지지를 받을 때 힘이 생긴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비록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저는 (출입처 대통령실을) 나오긴 했지만, 외교만 굴욕이 아니고, 기자들도 굴욕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니, 기자들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록삼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의 진행으로 지난 4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윤석열 정부와 언론, 그 1년의 평가’토론회에서는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가 발제를, 이기주 MBC기자,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 김아름 <이데일리> 기자,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등이 토론을 했다.

▲ 토론회... 좌로부터 김동찬 정책위원장, 김아름 기자, 박록삼 부회장, 최영재 교수, 김희서 수석대변인, 이기주 MBC기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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