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봉오동 항일독립전쟁의 숨은 주역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최진동·최운산·최치흥 형제와 최운산 장군의 아내인 김성녀를 아십니까.
북간도 봉오동 독립전쟁 100주년을 맞아 최운산 장군과 그 가족에 대해 숨겨진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독립운동가 최운산 장군의 손녀인 최성주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이사가 쓴 <최운산 봉오동의 기억> 출간기념회 토크콘서트가 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최성주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이사는 최운산 장군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방이후 오랜 기간 남북으로 갈라져 있었고, 중국은 갈 수 없는 땅이 됐기 때문에 할아버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우리 형제들이 5남매인데, 책으로 역사를 만들기까지 여러 가지 힘든 시간이 존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5년 전에 아버지 기일에 5남매가 모여 우리 집안의 역사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의견을 모으면서 시작해 책이 나오게 됐다”며 “이제 여러 사람들이 많이 함께 해주시고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이사들도 열심히 함께 해주니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토크콘서트에 앞서 책 추천사를 쓴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이 축사를 했다. 이를 통해 김 전 독립관장은 “지난 6월 봉오동전투 100주년이 지났다, 무심코 10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국민들로서 참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봉오동전투 주역인 최운산 장군의 후손되시는 분이 기념비적인 저서를 남겨 우리 학계에서도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행히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출세를 하면, 선대들에 대해 각종 기념사업회와 상을 만들고, 세미나를 열어 저서를 출판하고 그렇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열악하면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잊혀져 버리고 연구가 되지 않고 학자들도 줄넘기처럼 뛰어넘어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오늘은 다행히 역사 인식이 있는 후손 한 분이 성장해 이런 저서를 낸데 대해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3선 의원을 지낸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도 축사를 통해 “봉오동 대첩과 최운산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다행히 손녀딸인 최성주 이사님 덕택에 우리가 몰랐던 소중한 역사를 재발견하게 된 점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과거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 역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도움이 되는 역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정상규 이사의 진행으로 저자인 최성주 이사, 정원식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박사) 등이 출연해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그 주역인 최운산 장군이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됐고, 거부였던 최운산 장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로 파견된 체코 군과 소총 거래 등의 교역으로 일본군과 전쟁을 대비한 노력 등이 언급됐다.
이날 출간 기념회에서는 최운산 장군과 관련된 특별영상이 상영됐고, 이소선합창단의 출판기념회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2일부터(오는 7일까지) 광복회관 1층 전시장에서는 ‘봉오동 독립전쟁 전승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유준 화백의 ‘봉오동 전투화’와 배희권 작가의 ‘봉오동 독립군 얼굴’ 전 그리고 최성욱 작가의 ‘최운산 장군 얼굴’전 등이 선보였다.
최운산 장군의 손녀인 최성주 이사가 쓴 <최운산 봉오동의 기억>을 보면 최운산 장군(1885-1945)은 1920년대 동만주 북간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걸출한 역사적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북간도 일대의 광활한 땅을 3일 밤낮으로 걸어도 모두 최운산 장군의 땅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부였다.
그 땅에 생필품 공장을 지었고, 거기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항일운동과 독립군 양성에 혼신을 다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 최초의 군대라고 할 수 있는 ‘군무도독부’를 창설해 군인을 양성했다. 봉오동 전투 직전인 1920년 5월 19일 대한북로독군부로 통합됐지만,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을 물리치는 데 현격한 공을 세웠다.
봉오동 전투는 1912년부터 봉오동 한인촌을 중심으로 독립군(군무도독부)을 훈련시켜 온 최진동·최운산·최치흥 3형제가 있었기 때문에 승리가 가능한 항일 독립전쟁이었다. 최운산 장군의 아내 김성녀 독립운동가는 봉오동 한인촌에서 재봉틀을 사 독립운동가 아내들이 군복을 만드는데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책은 ▲독립군 무장기지 봉오동과 최운산 장군 ▲최운산 장군의 가족이야기 ▲봉오동에 가다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