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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국회의원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논단] 고성과 막말 장땡인 국정감사, 금뺏지만 달면 이상해지는 사람들
 
이영일   기사입력  2018/10/28 [14:50]

지난 8, 국회에 견학 간 초등학생들의 인증샷이라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름 재미있게 '설정'을 하고 찍은 듯 한데, 두 여자 어린이가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국회의 이미지가 어쩌다 저 지경으로 추락했는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는 한 초등학생들의 국회 견학 모습. 아이들 눈에 비치 국회의원은 서로 헐뜯고 싸우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있는 듯 하다.     © 인터넷에서 발췌

 

 

어김없이 이번 국정감사도 고성·막말의 향연이 이어졌다. 한마디로 피곤했다. 청소년들이 저런 광경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비통한 마음이 들기는 다른 해와 매한가지였다. 국민의 대표로서 피감기관에 대해 날카롭고 위엄있게 질의하고 지적한다기보다 욕설과 막말, 삿대질과 호통으로 일관하는 천박한 모습은 사람들이 바뀌어도 여전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시급히 처리하여야 할 사안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기본적 국감은 온데간데 없고 가히 국회의원들의 전쟁터로 변질된 지 이미 오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목소리 크면 장땡'이라는 식, '나 잘났다'는 정치인들의 오만의 장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국감에 임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인격적 모독에 가까운 모멸감을 주는 행태도 여전해 그 인격의 수준을 가늠케도 한다.

 

속보이는 정치 공세, 욕설 수준의 막말을 보고 있노라면 심지어 국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저들만 없으면 나라가 조용하겠다'는 생각이 든게 한두번이 아니다. 나름 좋은 대학 나오고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뺏지만 달면 요새 청소년들도 너무나 잘 아는 협력과 배려, 상생의 민주주의는 까마득하게 잊는 듯 하다.

 

비단 국정감사뿐만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고성과 삿대질로 상대방을 헐뜯는 모습은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받아왔음에도 그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국민 알길 우습게 아는 격이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세금으로 마치 용돈쓰듯 쇼핑에, 해외여행에, 먹고 마시는데 예산을 흥청망청 특활비라며 쓰고는 영수증도 없이 공개도 거부하는 저들은 도대체 누구 덕에 존재하고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 망각한 듯 하다.

 

정책 감사보다 정쟁에 치중하는 저런 행태를 이제는 유권자들이 좌시하면 안 된다. 언제까지 저들의 대장 놀이에 국민들이 피곤하고 끌려 다녀야 할까. 만약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자질 없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아쉬움은 크다.

 

기본적 자질이 의심되는 국회의원을 자꾸 반복해 뽑아주니 자신에게 묻은 고약한 냄새는 맡지 못한채 기고만장 남들에게 막말과 삿대질로 갑질의 달콤함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이제 저들의 완장놀이를 끝내야 할 때다. 그것이 우리 민주주의를 한단계 성숙하게 하는 길이 아닐까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기자, 동아일보e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3월,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을 출간했고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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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8 [14: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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