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은 2017년 9월 14일(목) 오전 7시30분 서울 세종호텔에서 신병주 건국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전쟁의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주제로 세종포럼을 개최했다.
신교수는 “우리 민족의 반만년 역사에서 상무(尙武)정신이 투철하고 대비태세가 확고할 때에는 국가를 지킬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위기는 반드시 찾아 왔다. 그리고 국가의 위기나 패망의 원인이 외부의 침공보다 내부 분열로 초래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 신병주 교수가 세종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이형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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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자기반성이 없는 한 비극적인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역사의 실패 원인을 올바로 인식하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1392년 건국한 조선은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한 양반 관료사회였으나, 16세기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국난을 겪으면서 취약성을 드러냈다. 임진왜란(1592) 훨씬 전부터 조선은 국방에 대해서 제대로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
당시 조선은 국제정세에도 어두웠다. 일본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대응책을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고 논란만 가중되며 실질적인 대비를 하지 못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조선에는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군대다운 군대가 없었다. 조선 군대는 전투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기 때문에 왜군을 보기가 무섭게 도망쳤다. 수도인 한양이 함락되는 데 20일도 걸리지 않았고 불과 두 달 만에 전국 대부분이 일본군 수중에 들어갔다. 왕과 대신들은 국경지방인 의주까지 피난을 갔다.
그러나 조선에는‘불패의 신화’이순신 장군이 있었다. 그의 유비무환 정신과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則死 必死則生)’의 임전태세, 의병들의 호국정신이 있었기에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은 임진왜란의 교훈을 망각하고 국방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였고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은 왜란이 끝난 지 30년도 채 안 되어 후금의 침략으로 정묘호란(1627)을 맞았고, 그 후 9년 만에 청나라로 이름을 바꾼 그들의 침략을 받아 병자호란(1636)을 겪어야 했다.
국왕은 적장에게 치욕적인 항복의식을 해야 했고 수십만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가 노예가 되어야만 했다. 병자호란은 우리에게 국제정세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해야만 국가와 국민을 보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우리는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스스로 지킬 힘과 의지가 없으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라고 경고하면서 하나 된 안보의식과 국민통합의 길만이 우리나라를 튼튼히 하고 지켜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국방태세를 갖추었을 때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신 교수는 “두 전쟁은 오늘날 우리에게 바람직한 리더의 자질과 국민의 단결된 힘의 중요성 등에 역사적 교훈을 준다”고 강조하여 말했다.
▲ 세종포럼에 참석한 청중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 이형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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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은 “우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참혹한 전쟁을 격으면서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격었다. 두 전쟁의 쓰라린 경험을 통하여 우리는 자주국방을 강화하고, 일치단결된 국민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다시 한번 한반도가 전쟁터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나라는 스스로 국가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신병주 교수는 KBS '역사저널 그날'의 패널로 활약했던 경력을 실감케 하는 유려한 언변과 학자의 식견으로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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