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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본주의 모순, 우화소설 통해 밝혔다
[책동네] 존 리드의 <자본주의 동물농장>, 미 지본주의 신랄하게 풍자
 
김철관   기사입력  2015/07/12 [09:23]
▲ 표지     © 천년의 상상


오늘날 미국 사회와 신자유주의를 둘러싼 논쟁을 이해하려면 존 리드의 <자본주의 동물농장>을 읽어라. 

지난 2002년 출판한 미국의 소설가 존 리드의 풍자우화 스노볼의 귀환 <자본주의 동물농장, SNOWBOOL’S CHANCE>(천년의 상상, 2015년 6월 번역)이 13년 만인 지난 6월 22일 정명목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에 의해 번역돼 출판했다. 

존 리드는 2001년 9월 13일(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뉴욕시내 아파트에서 폭파로 인한 먼지기 들어오는 창문과 환기구를 막다가 계시를 얻어, 이 책을 석주 동안 정신없이 써 초고를 완성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는 미국이 새로운 밀레니움을 자축한 시기인 2001년 9월 11일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엄청난 테러 사건에 자극을 받아 이 소설을 쓰게 됐다. 이로 인해 새로운 밀레니움을 맞이하기 이전 조지오웰이 풍자했던 <동물농장>이 현실적으로 힘을 잃었다. 미국은 바야흐로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세계에서 독주하며 홀로 마음대로 역사를 써나갈 것처럼 보였다. 9.11테러사건은 낙관적인 분위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사건이 됐다. 

이 책은 개인 또는 계급이라도 자신의 들판에서 조용히 노동하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돼지 스노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이 책에 등장한 기관원들은 단순히 이 당 저 당을 가리키기보다는 남들의 희생을 대가로 자기 배를 채우려는 모든 ‘민주적 정책 입안자’들이다. 

존 리드는 돼지 스노볼을 오웰 소설에서와 달리 정의의 옹호자가 아닌 권력의 실세로서 재창조한다. 스노볼은 입으로는 민주주의와 번영을 떠들지만 실제로는 다른 동물의 희생의 대가로 부정축제를 하고 권력을 키운다. 소설 전체에 걸쳐 경제적 불평등, 제국주의적 억압, 이민정책, 선거부정, 시민권 박탈, 초재벌 등의 행태를 자세히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자 존 리드는 당시 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이런 위기에서 자기반성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짝을 이루는 작품을 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돼지 스노몰이라는 등장인물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엮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오웰이 풍자한 세계와 존 리드가 풍자한 세계가 서로 다른 세계가 아니라 쌍생아처럼 함께 태어나 계속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동물농장>은 미국의 자본주의의 역사와 현실의 풍자인 만큼 미국의 역사 속의 어떤 사건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를 파악해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라고 말하고 싶다.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인 도정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역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오웰의 <동물농장>은 평등과 정의의 이상향을 만들어보고자 한 동물들의 꿈이 실패한 이야기이다. 오웰 작품에서 유토피아를 향한 사회주의적인 혹은 공산주의적인 기획은 정치 전체주의가 타락함으로써 평등과 정의의 꿈을 배반했다. 오웰의 <동물농장>이 남긴 세 가지 질문은 평등사회 건설 기획은 반드시 실패하는가. 자유, 평등, 정의의 사회를 만드는 일은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다면 인간에게 남은 희망은 무엇이며 그가 할 일은 무엇인가이다. 존 리드의 풍자 우화 <자본주의 동물농장>은 오웰의 <동물농장>이 다루지 않았던 이런 도전적 질문들을 앞으로 지금 이 시대의 독자들을 초대한다.” 

<자본주의 동물농장> 저자 존 리드는 69년 뉴욕시티에서 출생해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소설을 공부했고,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테러를 목격, 영감을 얻어 우화소설을 쓰게 됐다. 역자 정영목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다. 20년 이상 전문번역가로 활동했고, 현재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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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12 [09: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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