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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혁명, ‘디지털 오바마’ 미디어세상 바꾼다
[동향] 당선 뒤 첫 유투브에 동영상, 대공황기 루즈벨트 노변정담 연상
 
최방식   기사입력  2008/11/16 [21:2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뒤 처음으로 유투브를 통해 유권자 연설 동영상을 올려 인터넷시대 경제난을 극복하는 ‘디지털 노변정담’을 연상시키고 있다. 그는 TV를 정치에 활용한 케네디에 이어 인터넷을 정치에 활용한 전무후무한 대통령이 될 것이며 메인스트림 미디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5일 선거 이후 처음으로 행한 유권자 연설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렸다고 가디언 온라인판이 16일 전했다. 대공황기 프랭크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미국의 갈 길을 안내했던 노변정담의 초현대판 울림이었다.

오바마는 큰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유투브 영상으로 유권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그가 백악관에 가면 이루겠다던 ‘정치 하이테크혁명’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규모 누리꾼 지지를 받는 이런 움직임은 오바마 정부의 핵심이 될 것이다.

오바마의 15일 유투브 영상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주간 라디오 연설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나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백악관에 들어가면 매주 유투브에 미국의 관심사와 그에 대한 대통령의 계획 등을 동영상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 쪽에 별 관심을 보여주지 않던 부시 행정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라디오연설 vs. 오바마 유투브연설
 
루즈벨트가 그랬듯이 지금 오바마의 마음속에도 최악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하다. 아직 취임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는 미국 국기 옆에 나무로 장식된 벽을 배경으로 한 테이블에 앉아 미국인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도전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뒤 유투브에 처음으로 대국민 연설 동영상을 올려 '디지털 미디어 시대 개막'을 알렸다고 가디언 온라인판이 16일 보도했다.     © 인터넷저널

“차질 없이 해냅시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경제적 도전입니다. 그 길이 멀고 험해도 우리는 스스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선거 캠페인 때 보여줬던 특유의 톤으로 말을 이어갔다.

“수천만의 이웃들이 공과금을 어떻게 납부할 지, 자신의 집에 살 수나 있을지, 퇴직연금을 제대로 탈 수 있을 지 고민하며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만약 이 경제적 위기를 넘어선다면 새 일자리, 중산층 강화, 그리고 21세기 경쟁력 있는 경제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오바마의 유투브 활용은 미국 정치에서 또 하나의 획을 긋는 것이다. 시카고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팀 역시 유투브를 통해 새 행정부의 계획들을 하나 둘 공개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인수팀의 발레리 자넷 공동 의장이 새 행정부가 각종 로비스트 활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를 설명하는 첫 비디오를 유투브에 올렸다.

오바마는 신세대 기술을 활용, 미국역사에 전무후무한 ‘디지털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부 내 모든 회의결과를 온라인에 올리고, 의회 논의를 온라인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며, 납세자가 자신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 지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각종 데이터베이스의 접근가능성을 키우고 싶어 한다.
 
새정부 인수팀, 유투브로 정책 발표
 
이런 모든 일을 가능하도록 미국의 광대역 네트워크화 작업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 광대역 온라인 접속정도를 보면, 미국은 선진 30개국 중 15위에 불과하다. 오바마는 전화처럼 누구나 광대역 온라인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하이테크혁명세력은 그를 지지하는 인터넷 누리꾼들이다. 지난 대선기간 모금의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 누리꾼들을 오바마는 워싱턴으로 부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부금을 내거나 자원봉사를 한 이들만 자그마치 300만명이다. 이메일 지지자는 1천만명으로 세계 최대 그룹이 될 것이다.

이 같이 누리꾼의 힘을 알기에 오바마는 이메일을 활용하고 ‘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트위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다. 그는 이런 작업을 통해 정책적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며, 주저하는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을 설득할 것이다. 전무후무한 일인데, 네트즌들은 오바마를 역사상 가장 힘 있는 대통령으로 만들 준비를 마쳤다.

오바마의 온라인 활용은 인터넷이 정치판을 어떻게 바꿔놓을 지를 예고한다. 유투브는 지금도 정치인을 만들거나 쫓아낼 힘을 가지고 있다. 2004년 하워드 딘이 민주당 경선에 나서면서 만들어진 온라인포럼이 그 시발점. 버몬트 전 주지사인 그는 인터넷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선두주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하이테크혁명, 메인미디어 변화 예고
 
이 온라인 포럼은 그의 낙선 뒤에 활동가들의 근거지가 됐고, 4년 뒤인 올해 대선에서 바로 오바마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오바마의 누리집 활용은 그가 그만큼 디지털 세상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그를 첫 ‘블랙베리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선거기간 비행기에서 내릴 때마다 ‘블랙베리’(PDA기기)로 메일을 체크하는 걸 보고 한 말이다.

그는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Flickr’를 통해 사진을, 그리고 유투브를 통해 동영상을, 트위터를 통해 문자를, 그리고 개인 홈페이지인 ‘myBarakObama.com'을 통해 온라인 미팅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인터넷 사업자는 가디언과 대담에서 “모바일로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흥분된 일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새 커뮤니케이션 기법의 활용은 존 F. 케네디가 TV라는 새 매체를 정치에 활용한 것과 유사해 보인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인데 둘은 전통적 정치 미디어를 앞질렀던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진흥과 메인스트림 미디어의 붕괴는 커뮤니케이션산업의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

부정적인 면도 있다. 인터넷은 통제가 불가능한 곳이고 그를 지지하는 310만 활동가는 310만개의 다른 견해를 나타낼 수도 있다. 그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침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공약을 빨리 실현하지 않거나 특정 이슈에서 후퇴한다면, 누리꾼들이 지지를 거두거나 거부감을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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